최근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긴축적 통화정책의 영향이 시간차를 두고 나타난 것이라는 국책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황선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 모형총괄은 11일 이같은 내용의 '최근 물가 변동 요인 분석 및 시사점'을 발표했다.
KDI는 물가상승률의 변동을 수요와 공급 요인으로 분해하고 통화·재정정책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통화정책은 재정정책 대비 물가상승률에 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가 1%포인트(P) 하락하면 물가상승률은 3분기 이후 최고 0.2%P 상승한 후 2년여간 영향이 지속됐다. 반면 정부지출이 GDP 대비 1%P 증가하면 물가상승률은 동 분기 최고 0.2%P 오른 뒤 1년여간 영향이 지속됐다.
소득과 자산가격 변화 등 비정책적 수요 충격의 영향은 1~2년 지속됐으며, 공급 측 충격의 물가 반응은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짧았다.
각 변수가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증감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2년 상반기의 높은 물가상승세는 코로나19 이후 수요 회복, 확장적 재정정책, 에너지 가격 상승 공급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1년 하반기 이후 소비가 회복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확장적 재정정책이 더해지면서 물가상승률을 끌어올렸다. 이어 지난해에는 2022년 중반부터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물가 상승 둔화세가 시작됐으나, 수요 회복의 영향이 지속되면서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된 것으로 봤다.
올해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유지되면서 물가 하방 압력이 지속됐고, 수요 회복 효과가 약화하면서 물가 상승세가 둔화됐다고 봤다.
KDI는 예상치 못한 추가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 한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통화정책의 긴축 강도를 조절하는 등 거시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며 “재정정책은 이미 확대된 지출 수준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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