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시대가 눈앞에 오고 있고, 섬과 섬을 잇는 드론 배송과 도심 속 항공 교통 수단인 UAM이 일상에서 이미 실현되고 있습니다. TS가 모빌리티 종합 안전기관으로 땅과 하늘을 아우르는 종합 안전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하는 확실한 이유입니다.”
정용식 한국교통안전공단(TS) 이사장은 지난 7일 경북 김천 한국교통안전공단 본사 인근에서 열린 현장취재 간담회에서 이같은 TS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의 말처럼, TS는 공급자 중심의 '교통'에서 이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종합 안전관리 기관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다. 자율주행, 드론, 친환경자동차 등 차세대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는 한편,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와 자동차 안전도 향상 등이 목표다. 이를 위해 교통안전관리와 검사, 시험, 자격인증,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국토교통부 위탁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같은날 찾은 경북 상주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에선 최근 사회적 이슈로 부상한 고령자 교통안전에 대한 체험교육이 실시됐다. 고령자 체험복을 착용하고 위험회피코스에서 돌발상황 시 인지·조작 운전능력을 직접 체험하는 방식이다.
고령자 체험복은 약 20kg 무게로 착용자가 지팡이를 짚지 않고 오래 서 있기도 힘들어 보였다. 고령자들이 흔히 걸리는 안구질환을 체험하는 안경도 한 쪽에 구비돼 있는데, 녹내장 체험안경을 착용하면 천천히 보행하는 것도 어려웠다. 이날 시연에서도 위험성이 높아 체험안경은 쓰지 않고 체험 교육이 진행됐다.
체험복을 착용한 시연자는 위험회피코스에서 급제동 반응 속도가 이전보다 다소 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전환코스에서도 체험자 3명 중 1명도 1분 이내에 통과하지 못했다.
고령자교통안전교육 시연 후에는 20여분을 이동해 김천드론자격센터에 도착했다. 김천드론센터는 올해 4월 개소했다. 수도권에만 집중됐던 자격시험 수요를 중부·경상권 지역으로 확대했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센터 내부에는 첨단 탐지장비를 구축해 장거리·비가시권 드론의 신규 자격체계도 연구·개발하고 있다.
센터에서는 드론 자격시험을 주 4일간 운영 중이며 전문교관도 양성한다. 실기평가조종자 과정에는 지난달 말 기준 355명이 응시했고 연간 400명 정도 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센터에서는 무인멀티콥터(드론)와 무인비행기, 무인수직이착륙기(VTOL·브이톨)의 운행 시연을 참관할 수 있었다. 회전식 무인멀티콥터가 흔히 볼 수 있는 드론이라면 브이톨은 드론처럼 수직이착륙하면서 무인비행기와 같이 장거리 기동이 가능하다. 브이톨의 경우 기존에 드론과 무인비행기 자격증을 모두 따야 운행할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신규 자격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센터 관계자는 “브이톨은 무인비행기의 장거리 이동과 드론의 편의성을 합친 새로운 기체”라면서 “올해 11월 관련법을 공포하고 6개월 후 시행되면 기존보다 비용이나 시간을 줄여 브이톨 운행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튿날 첨단자동차검사연구센터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인증 현황과 카디스시스템, 첨단장치 테스트베드(엑스로드 커브) 시연을 참관했다.
인천 청라에서 발생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이후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는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를 도입했다.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는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TS는 지난달부터 배터리 인증제 시범사업을 실시, 12개 항목으로 구성한 배터리 안전성 인증 시험을 맡고 있다. 이날 센터에서는 전기차를 주행하면서 실시간 전기차 배터리 상태를 감지·경고하는 시스템(BMS) 데이터를 확보하는 시험 현장을 볼 수 있었다. TS 관계자는 “BMA 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BMS 능동안전보호기능 기본장착을 위한 통합안전 기술개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며 “이 외에도 BMS 능동안전보호기능 평가, 전기차 화재 충돌평가 시험모드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 안쪽으로 이동하자 레이싱게임을 하는 장비와 유사한 가상현실(VR) 검사장비가 놓여있었다. 자율차 주행 시뮬레이터를 검사하는 '카다스(KADAS)' 시스템이다. TS는 독일기업과 협업해 내년부터 해당 장비와 검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본과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TS관계자는 “첨단장치 검사기술 개발사업을 통해 해당 장비를 개발했고, 내년 국제공동 연구개발 본과제로 추진을 계획 중”이라며 “자율차 운행데이터를 수집하는 시뮬레이션 검사장비는 현재 한국과 독일만 보유하고 있다. 검사를 고도화해 자율차 3·4단계를 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