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일론 머스크·피터 틸을 초대하자

이광재 전 국회 사무처 사무총장
이광재 전 국회 사무처 사무총장

트럼프의 승리로 끝났다! 러스트 벨트에서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승리의 핵심이었다. 미국을 번영으로 이끈 곳, 중산층의 꿈을 만든 곳, 노동조합이 강했고 과거 민주당이 강했던 러스트 벨트 지역에서 해리스는 완패했다. 경제가 핵심이고, 제조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고 또 깨달아야 한다.

전 세계에서 땅이 가장 넓은 나라 중 하나인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하나의 국가로 독립하더라도 당장 세계 5위가 된다. 인공지능(AI), 바이오, 빅테크 기업이 세계를 이끄는 나라인 미국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우리도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필자가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주목하는 점은 트럼프, 밴스 부통령 모두 기업인이라는 점이다.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은 2000억원 이상 트럼프를 후원한 일론 머스크, 밴스 부통령과 같은 회사에서 일했고 수백억원을 후원한 피터 틸이다.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 그들이 추천한 39세의 밴스 부통령! 그들의 회사 경험, 인터뷰 내용, 사업방식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변화가 올 것이란 생각이 든다.

첫째, 법인세 등 세금 감면이다. 미국에 투자하면 법인세도 적고, 상속세는 150억까지 없다. 법인세 감세 경쟁이 시작될 것이다. 아시아 각국도 법인세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프랑스 좌파 대통령이었던 미테랑 대통령은 세금을 줄이고 국민 가처분 소득을 늘리려고 노력했다. 세금 대신 다른 곳에서 재원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한국은 어느 길을 갈 것인가?

둘째, 미국에서 AI 정부가 탄생할 것이다. 일론 머스크가 미국 정부 효율화 위원장이 된다는 말이 있다. 정부의 비효율을 과감히 수술할 것이다. 불필요한 정부 예산을 많이 줄일 것이다. 미국에는 링컨 법안이 있다. 정부가 잘못 집행한 예산을 신고하면 포상하는 제도다. 엄청난 포상금이 주어진다. 이제 AI 정부가 온다. 데이터는 속일 수가 없다. 우리는 국민을 보살피는 큰 정부로 가되, 불필요한 예산을 줄이고 효율은 극대화하는 AI 정부의 길을 가야 할 것이다.

한국은 과거 전자정부에서 선두였다. 이제는 아니다. AI 정부의 길을 어떻게 가고,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셋째, 벤처 혁명, 첨단기술혁신을 향해 질주할 것이다. AI, 데이터, 바이오, 디지털 금융, 우주로 향해 더욱 강한 도전을 추진 할 가능성이 높다.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모두 벤처기업인이다. 한국은 네이버, 카카오 이후 벤처에서 시작한 세계적인 기업이 나오질 않고 있다. 미래를 창조하는 기업이 부족하다. 그러다 보니 한국 서학개미 수백만명이 미국 주식에 약 140조원을 투자하고 있고, 한국 증시는 바닥을 헤맨다. 벤처 혁명, 기술혁신 기업을 만들어 내야만 미래가 있다.

한국의 미국 유학생은 5만명 수준이다. 일본은 1만5000명 수준이다. 기회가 있다. 미국과 협력해 세계적인 기술 경진대회, 공동 기술연구소 등을 추진해야 길이 열린다.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최태원·이재용·정의선 회장과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 등이 세계적인 비즈니스 협력 모델을 만드는 상상을 해 본다.

일론 머스크와 피터 틸을 한국에 초대하자. 우리나라 고위 공직자들과 만남의 시간이 필요하다. 한국의 대표 기업인, 벤처기업인들과 만나는 장을 만들자. 국회에도 초청해 연설을 들어 보자. 김대중 대통령은 IMF 당시 미국 IT 기업인들의 조언을 들었다. 중국의 덩샤오핑은 한국의 박태준, 싱가포르의 이광요 조언을 들었다. 프랑스 대통령은 세계적인 기업인을 초청해서 프랑스를 세일즈한다.

수명 100세 시대가 되었다. 신경제가 없으면 고통이 커질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중화학 공업,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의 IT, 이제는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한다. 경제성장 없는 복지는 거짓이다. 성장의 결과는 국민 삶의 질로 이루어지는 복지경제로 나아가는 것이다. 삶의 질의 본질은 일·소득, 주거, 보육·교육, 의료·건강, 안전한 노후, 양극화 해소, 따뜻한 공동체다. 바로 민생 7공화국이다.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미래의 주인공이 된다.

이광재 전 국회 사무처 사무총장 yeskjwj@naver.com

〈필자〉원주고등학교, 연세대 법학, 故 노무현 전 대통령 보좌관,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전 강원도 도지사, 제17·18·21대 국회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