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 에너지밀도를 약 20% 향상시킬 수 있는 셀 설계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이차전지 경량화로 고에너지밀도 이차전지 구현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집전체를 제거한 새로운 이차전지 셀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고 12일 밝혔다. 집전체 제거로 이차전지 무게를 줄이고, 에너지밀도를 안정적으로 개선, 높이는 방식이다.
이차전지 에너지밀도는 적용된 기기 사용 시간과 설치 공간에 큰 영향을 미쳐, 중요한 이차전지 성능 지표다. 이를 개선하고자 소재 단위 연구가 활발하지만 광물 매장지역 불균일성, 특정 원소 희소성, 자원 가격 변동 등이 장애물이었다.
이에 연구진은 소재 의존성을 줄이면서 에너지밀도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차전지에서 집전체를 완전 배제하는 설계 방식을 고안·검증했다.
집전체는 이차전지 충·방전시 음극·양극에서 전기 반응이 일어나도록 돕는데, 전지 무게를 증가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연구진은 집전체 없이 분리막 위에 전극을 직접 도포하는 혁신적인 전극 설계 방안을 제시했다. 또 친환경적이고 가격경쟁력이 우수한 수계 공정을 적용, 이 설계 적용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나아가 물에 대한 '젖음성'이 낮은 분리막 위에 전극을 균일 도포하기 위해 수계 공정에서 폴리비닐알코올 고분자 바인더를 활용했다. 고려대와의 공동연구로 이 고분자가 계면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이론적으로 검증했다.
새로운 전극 구조는 기존과 달리 전해질이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어 신규 전극을 다층으로 적층한 새로운 전지 설계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기존 이차전지 대비 에너지밀도가 약 20% 개선될 수 있었다.
분리막 안전성을 개선하고 전극 재활용 가능성을 높여, 전극 내 전기화학 반응 분석을 용이하게 하는 등 장점도 확인됐다.
김주영 ETRI 선임연구원은 “이차전지 에너지밀도 개선에 활용될 수 있는 전지 플랫폼을 개발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라며 “ETRI 신진연구자 지원·발굴을 위한 차세대주역 신진연구사업을 통해 이뤄져 더욱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향후 에너지밀도가 더욱 개선된 이차전지를 구현할 계획이다. 고에너지밀도·고출력이 동시에 가능한 전극 설계 등 연구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번 성과는 지난 10월 22일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트리얼'에 온라인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ETRI 차세대주역 신진연구사업을 바탕으로 과기정통부 단계도약형 탄소중립기술개발사업과 글로벌 TOP 전략연구단 지원으로 수행됐다.
ETRI 주관으로, 김용주 고려대 교수팀, 이용민 연세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했다. 논문 1저자는 김주영 ETRI 김주영 선임연구원, 서민영 고려대 연구원이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