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발병을 높이는 요인으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이하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손꼽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관련 감염 치료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국가아젠다연구부의 손미영 박사팀이 헬리코박터균 감염에 의한 위 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치료 후보물질 발굴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를 기존 항생제를 이용한 헬리코박터균 제균 치료와 병용 활용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헬리코박터균 감염증 치료에는 항생제로 균을 제거하는 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는데, 헬리코박터균은 위장 점막 표면이나 위 점액에 존재해 치료약물이 균이 있는 곳까지 충분히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 차례 항생제에 노출되면 내성이 생겨 치료가 쉽지 않다.
특히 제균 치료만으로 손상된 위 점막을 복구할 수 없고, 유익균까지 제거돼 위 점막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 수요가 꾸준하다.
연구팀은 3차원 위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헬리코박터균 감염 초기 위 점액세포 손상 기전을 규명하고, 손상된 위 세포를 회복하게 하는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굴했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 체내 침입 시 처음 자리 잡는 위 전정부의 특징을 갖는 전분화능 줄기세포 유래 3차원 위 오가노이드 제작에 성공, 헬리코박터균이 분비하는 세포공포화독소(VacA)에 의한 변화를 관찰했다. 위 점막 세포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현상을 밝혀냈다.
나아가 오가노이드 모델과 생쥐 모델에서 인산화효소 저해제인 MLN8054가 VacA 독소뿐 아니라 미생물 감염으로 손상된 위 상피세포를 회복시킨다는 사실을 규명하며 헬리코박터균에 의한 위 손상 치료 후보물질로서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비영 박사는 “그동안 헬리코박터균 관련 연구에는 주로 암 세포주나 마우스 모델이 활용됐는데 이번 위 오가노이드 기반 연구로 한계로 지적되던 종간 특이성 한계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며 “향후,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인체 반응 예측으로 유효성분을 빠르고 정확하게 도출해 신약개발 성공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9월 26일 바이오머터리얼즈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과기정통부 코리아 바이오 그랜드 챌린지 사업, 범부처 재생의료기술개발사업, 식약처 첨단 독성평가기술 기반구축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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