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성장률 2.5→2.2% 하향…“내수 회복 부진”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김지연 전망총괄이 12일 KDI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KDI 제공]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오른쪽)과 김지연 전망총괄이 12일 KDI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다.[KDI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올해는 2% 초반대 성장에 그치며 내년에는 잠재성장률 수준인 2.0%를 예상했다. 내수 회복 지연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으로 수출 불확실성이 상승한 점을 반영했다.

KDI는 12일 발표한 2024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0.3%포인트(P) 하향한 2.2%로 수정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수회복이 생각보다 더 지연되고 있으며 0.3%P 하향은 전적으로 내수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DI의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5% 전망보다 보수적이다.

내년 전망치 또한 2.1%에서 2.0%로 하향시켰다. KDI는 “내년에는 내수가 일부 회복되겠지만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전망치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올해 18만명에서 내년에는 14만명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1.6%로 물가안정 목표치인 2.0%를 밑돌 전망이다.

내수 부진은 점차 완화될 것으로 봤다. 시장금리 하락과 실질임금 상승폭 확대로 민간소비 여건이 일부 개선됐다고 평가하며 내년도 민간소비 증가율은 1.8%로 전망했다.

내수 부진 상황과 관련해서는 금리인하 실기론을 재차 언급했다. 정 실장은 “금리인하가 저희 생각보다 조금 늦었고 그 영향이 생각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금리인하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가능성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은 물가에 집중하고 금융안정은 거시건전성 정책으로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서는 총수출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KDI는 내년도 총수출 증가율을 2.1%로 올해(7.0%) 대비 둔화를 예측했다. 다만 이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장벽이 내년도에는 현실화하지 않는다는 시나리오에 따른 예측이다.

정 실장은 “트럼프 1기 정부의 정책을 봤을 때 관세 인상의 시차가 있을 것”이라며 “예상보다 빠르게 관세 인상이 진행된다면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