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KRX)가 상장지수펀드(ETF)와 대체거래소(ATS·다자간매매체결회사)에서 거래되지 않는 종목에도 중간가 호가와 스톱지정가 호가 유형을 도입한다. 내년 복수시장 체제 도입에 따라 넥스트레이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방식의 주문 유형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넥스트레이드는 지난 4일부터 내년 정식 서비스 개시를 위한 모의시장 운영을 개시했다. 오는 15일까지 종목 정보 등 각종 사전점검을 마치고 18일부터 본격적인 테스트를 개시한다. 내년 2월말까지 최종점검을 마치고 3월 출범한다.
한국거래소도 넥스트레이드 모의시장 운영 과정에서 중간가·스톱지정가 호가 유형을 신설해 연동 테스트를 실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중간가·스톱지정가 호가는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하면서 새롭게 제시한 주문 유형이다.
중간가는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가격의 산술 평균으로 체결하는 호가를 의미한다. 스톱지정가는 직전 체결 가격이 사전에 정한 가격에 도달하는 시점에 투자자가 사전에 지정한 가격으로 제출하는 호가 유형이다. 이에 따라 내년 복수시장 개설 이후부터 투자자도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기 다른 시장에서 다른 방식으로 호가를 제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RX는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는 종목 뿐만 아니라 여타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ETN)에도 중간가 호가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스템 상으로는 이미 ETF에도 중간가 적용을 염두에 두고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넥스트레이드에서도 향후 ETF 거래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KRX가 산출하는 호가 정보는 넥스트레이드에 제공하되 최종 중간가 산출 과정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는 800개 종목에 대해서도 시간 외 단일가 매매를 종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넥스트레이드가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을 운영할 경우 하나의 종목에 대해 단일가와 호가로 이중 가격이 책정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복수시장 체제 출범으로 거래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한국거래소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투자자 편의를 확보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