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임직원 수 감소세가 올해 들어 증가로 돌아섰다. 올해 역대급 실적을 낸 은행들이 현장 점포를 없애거나 통합하는 등 업무 효율화에 나섰지만, 인력 적체는 오히려 심화되는 모습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시중은행 임직원 수는 약 6만5000명 수준으로 지난해 9월에 비해 약 3000여명 증가했다.
2022년~2023년 사이 1000여명이 줄어든 것에 비해 상승으로 전환했다. 하반기 시중은행에 합류한 im뱅크(구 대구은행) 약 2700명 임직원을 합산해도 수백명 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지방은행 역시 im뱅크가 빠진 감소분을 감안해도 임직원수가 100여명이 늘었다.
은행 임직원 감소 추세가 멈춘 것은 신입채용과 희망퇴직이 동시에 줄어든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인력이 고령화·적체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참 인력이 늘어난 것은 신입사원 채용 규모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주요 은행 올해 채용 인원은 총 1735명으로 지난해보다 30.9%(775명) 줄었다.
같은 기간 5대 은행 퇴직자는 1493명으로 지난해(12월 기준 2368명)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했다. 연말까지 아직 한달여 시간이 남았지만, 이들 은행이 아직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확정하지 않고 있어 지난해에 비해 총 퇴직자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5대 은행 은행 연간 퇴직자는 2022년 2127명, 2023년 2368명 등 증가 추세였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감소로 바뀌는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례적으로 연말, 연초 희망퇴직을 실시하지만 퇴직금 규모 등이 확정되지 않아 규모를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노사간 합의가 수월하게 이루어질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올해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희망 퇴직 규모를 키우기 위해 퇴직금 규모를 늘리면 '잔치' 논란을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노사 양쪽이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은행권 고령화 추세는 이미 고착화 되는 모습이다. 4대 금융지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금융그룹에 속한 임직원 중 50대 이상 임직원 수는 2만1142명으로 2022년 말(2만666명)과 비교해 476명 늘어났다.
50대 이상 임직원 비중은 23.86%에서 24.5%로 0.64%p 상승했다. 해당 수치는 처음 집계된 2020년 말(22.3%) 이후 지속 상승세다. 반면 2020년 말 10%였던 30대 미만 임직원 비중은 2021년 9.87%, 2022년 9.84%, 2023년 9.78%로 계속 줄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