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운아나텍이 글로벌 자동차 시장 공략에 승부수를 던졌다. 유럽과 미국, 일본에 영업 거점을 신설, 확대하고 본격적인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추진한다. 테슬라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도 협력을 논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동운아나텍은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럽 지사를 설립했다. 유럽 전장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초 기지로, 미국과 일본 지사에 이은 세번째 해외 거점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는 유럽 최대 자동차 전장 허브로, 폭스바겐·벤츠·BMW 등 독일 완성차 업체의 기술 생태계가 구축된 곳이다. 유럽 전장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인 셈이다.
회사는 동시에 미국과 일본 지사도 확대, 개편했다. 미국의 경우 테슬라를 필두로 한 현지 전기차 및 완성차 시장 공략을 위해 전장 전문가를 영입, 영업 조직을 강화했다. 동운아나텍은 내년 테슬라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목표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지사도 전장 영업 능력을 키웠다. 미세 진동으로 터치를 인지할 수 있는 햅틱 및 소형 DC 모터 분야 권위자인 히로야 니시모토 NIDEC(옛 일본전산) 사장을 고문으로 영입, 토요타를 포함한 일본 완성차 업체 대상 전장 영업에 나섰다.
동운아나텍의 차량용 반도체 사업은 지난 2020년부터 본격화됐다. 스마트폰 중심의 사업 구조를 자동차로 확대, 햅틱 집적회로(IC)를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전 모델에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 강화를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최근 출입 시동·창문·열선류 등 차량 내 각종 편의 기능을 제어하는 BDC,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용 카메라 모듈 전력관리반도체(PMIC) 등을 확보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공급하기 위해 이들 제품을 중심으로 성능 평가를 진행 중이다.
동운아나텍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힘을 싣게 된 건 올해 사업 성과가 뒷받침돼서다. 동운아나텍 3분기 누적 매출 1073억원으로 전년도 전체 매출 1115억원에 육박했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 달성을 앞두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올 3분기까지의 매출 증가에 힘입어 자동차용 반도체 연구개발(R&D)은 물론 해외 영업망 확대를 위한 기반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기존 모바일용 자동초첨(AF) 드라이브 IC와 광학식흔들림방지(OIS) 반도체에서 거둔 성과를 토대로 차량용 반도체 개발 속도를 높여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김동철 동운아나텍 대표는 “미국, 일본 지사 확장과 더불어 새롭게 설립한 유럽 지사를 통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다양한 비즈니스가 기대된다”며 “스마트폰 시장을 넘어 자동차 전장 시장까지 고부가가치 사업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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