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와 경희사이버대 교수·연구자 226명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했다. 이들은 '나는'으로 시작하는 시국선언문에서 윤석열 정부가 인간의 존엄성과 민주주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했다.
13일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 226명은 시국선언문에서 이태원 참사, 대학 구조조정과 의대 증원, 채 상병 사건 등을 언급했다.
교수들은 “이태원 참사 이후 첫 강의에서 출석을 부르다가 대답 없는 이름 앞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 알지 못했다”며 “더 이상 강의실에서 학생의 안녕을 예전처럼 즐거움과 기대를 섞어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대학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교수들은 “파괴적 속도로 진행되는 대학 구조조정과 함께 두 학기째 텅 비어있는 의과대학 강의실을 보고 있다”며 “대학 교육의 토대가 적어도 사회적 합의에 의해 지탱되기에 허망하게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 이야기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수들은 “폐허 속에 부끄럽게 머물지 않고, 인간다움을 삶에서 회복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새로운 말과 현실을 발명하기 위해 함께 목소리를 낸다”고 덧붙였다.
교수 시국선언은 지난달 28일 가천대 교수들을 시작으로 한국외대 교수, 한양대, 전남대 등에서 잇따르고 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