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이 연말·연초를 앞두고 계속 우상향 중이다. 이사 수요가 몰리는 새해 초 가계대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주기형) 금리는 연 3.72~6.12%로 집계됐다. 한달 전인 지난달 11일 연 3.71~6.11%와 비교해 금리 상단과 하단이 0.01%p씩 올랐다.
주담대 금리 상승은 1금융권에 그치지 않고 있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이달 들어 주담대 금리를 기존 4.85~5.45%에서 4.95~5.55%로 0.1%p 올렸다. 한화생명도 지난 달 4.32~5.81%에서 4.41~5.91%로 주담대 금리를 높였다. 교보생명은 'e아파트론' 금리를 지난달 4.50%~5.21%에서 4.56~5.47%로 올렸다.
인터넷전문은행에서는 주담대 금리가 중·저신용자 금리를 역전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들어 주기형 주담대 금리(5년 고정)를 연 4.103~6.372%로 책정했다. 같은 날 신용점수가 하위 50%인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 '중신용대출' 금리는 연 3.139~10.874%였다. 주담대금리 하단이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금리보다 1%p 높은 것이다.
현재 1금융권은 사실상 신규 주담대 취급을 중단한 상태다. 금융위 등은 12일 긴급으로 가계부채점검회의를 열고 2금융권을 향해 “연말까지 가계부채 관리계획을 내라”고 요구했다. 1금융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자 사실상 경고를 준 것이다.
문제는 내년 초다. 신학기 등을 앞두고 이사 수요가 높아지는 3월 전까지 주담대 수요는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 한도를 리셋한 금융권이 신규 대출 취급을 시작하면, 이용자들은 고금리 상황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이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하게 주문하면서 대출을 내주지 않거나, 내줘도 높은 가산금리로 이를 제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연초에도 정부가 가계대출 관리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이 높아 주담대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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