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테크인터내셔널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2027년 이후 LFP 배터리를 본격 양산, 에너지저장장치(ESS)용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은 셀 크기가 작은 LFP 배터리 시제품을 만들었고, 내년 중 셀 크기를 키워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회사는 현재 양산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서 LFP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예정이다.
내년 1분기부터는 LFP에 망간을 섞은 리튬망간인산철(LMFP) 제품 개발에도 뛰어든다. LMFP는 LFP 대비 에너지 밀도를 개선할 수 있다. LMFP 배터리는 해외 양극재 제조사와 공동 개발을 준비 중이다.
남상현 에너테크인터내셔널 연구소장(상무)은 “ESS를 중심으로 LFP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LFP 이외에 니켈 함량이 60% 수준인 'NCM613' 고전압 배터리도 개발해 라인업을 다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에너테크인터내셔널 주력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 함량이 각각 80%·10%·10%인 'NCM 811' 제품이다. 니켈 함량을 높여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 전기차 주행 거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이차전지다.
다만 NCM 811은 고성능인 만큼 단가도 높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맞물려 원가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미드니켈과 LFP 배터리가 주목받고 있다. 미드니켈과 LFP 배터리는 하이니켈 대비 에너지 밀도는 낮은 반면 가격 이점이 있다. LFP는 안전성이 뛰어나고 수명이 길어 ESS에서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회사는 동충주 산업단지에 증설하는 연간 생산 능력 2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장에서 LFP 셀을 생산할 계획이다. 신공장 완공 시점은 2027년으로, 내년 중 LFP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장비 반입을 시작해 본격 양산을 추진한다.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은 현재 충주에 연간 생산 능력이 1GWh인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 인데, 글로벌 증설에도 나선다. 동충주 공장 이외에 유럽에 총 생산 능력이 8GWh인 배터리 공장 2개를 건설 중이고, 남아공에도 6GWh 생산 기지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8년에는 글로벌 생산 능력이 17GWh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에너테크인터내셔널은 지난 2001년 새한그룹 전지사업부에서 분사한 배터리 제조사로, 전기버스·트럭·하이브리드 차량에 탑재되는 이차전지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포드·LG에너지솔루션·코마츠 등을 국내외 주요 고객사로 확보했다.
남 상무는 “제품 적기 개발과 증설로 전기차 캐즘 이후 배터리 시장 반등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