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R&D) 조직을 보유한 국내 기업 대다수는 이번 미국 대선 결과가 우리 경제와 산업에 부정적일 것으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7곳(68%)은 미국 대선 결과가 글로벌 경제환경을 악화시킬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한국이 크게 영향 받을 것'이라는 응답이 93%였다. 중국(91%), 일본(60.5%)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구자균)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 결정 후, 지난 7~11일 R&D 조직 보유 기업 9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산업계 긴급 인식 조사'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우리나라 경제·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77%로 나타났으며,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불과했다.
관세정책 확대에 따른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리스크를 반영한 것이다.
수출 중심 경제구조와 반도체, 배터리 등 미·중 기술패권 핵심산업 중심인 한국 경제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아래에서 어려운 경제·산업환경에 직면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기업 R&D 및 설비투자 등 전체적인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불확실성과 경제환경 불안정성으로 기업은 내년 투자를 관망(58%)하거나 감소(34%)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미국 주요 정책 가운데 우리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책으로는 관세장벽, 배터리·전기차 관세율 조정 등 관세정책이 2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대중국 외교, 북한 관계 등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이 24%로 뒤를 이었다.
내년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대응해 우리나라가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정부 정책으로는 △국가R&D 사업 지원 및 R&D 투자 대규모 확대(29%) △주요 산업 세제·보조금 지원 강화(28%) △통상압력 해소와 무역장벽 극복을 위한 통상무역 협상정책 강화(17%) 순이었다.
고서곤 산기협 상임부회장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을 고려할 때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산업계 파급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 기업에 대한 부정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R&D 투자 확대 등 정부의 발 빠른 대책이 시급히 추진돼야 하며, 대미 협상력 제고를 통한 대응체계 고도화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