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POSTECH)은 박선아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차세대 고성능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커패시터의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최근 첨단 기술 수요가 증가하면서 슈퍼커패시터와 같은 고성능 에너지 저장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특성을 동시에 갖춘 전극 소재 개발이 한창이며, 그중에서 이차원 전기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MOF)가 또다른 슈퍼커패시터 전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전도성 MOF는 고유의 다공성 구조로 인한 넓은 표면적과 더불어 우수한 전기전도도를 지닌다. 또 구조체 내 산화-환원 활성을 가지는 자리가 있어 이온의 흡탈착뿐 아니라 빠른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유사커패시터의 전극 활물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을 위해서는 전해질 이온이 활성 부위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연구팀은 '펜던트(pendant) 도입'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이용해 슈퍼커패시터의 성능을 향상시켰다. 화학에서 펜던트는 주요한 구조물에 결합, 특정 성질이나 기능을 부여하는 그룹을 말한다. 연구팀은 MOF에 극성을 띠는 아민기(amine)기를 도입해 기공 내부의 친수성을 높여 전해질이 MOF 내부로 더 쉽게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개선된 구조는 산화-환원 활성자리로의 전해질 이온 접근을 쉽게해 빠른 산화-환원 반응을 유도, 에너지 저장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팀은 전기화학 및 X-선 실험을 통해 펜던트가 추가적인 산화-환원 활성을 가져 높아진 정전용량에 기여했음을 확인했다. 또, 이 MOF를 전극 활물질로 활용한 슈퍼커패시터 디바이스 성능 평가에서 7000번의 충·방전 후에도 약 9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하며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박선아 교수는 “큰 구조적 변화 없이 분자 단위에서 기공의 극성을 조절해 기공 환경과 전기화학적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함으로써, 차세대 전극 소재 개발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성과는 최근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