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발전하더라도, 어떤 종목이 상한가를 찍을 수 있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긴 어려울 것입니다. 설령 답이 나오더라도 그 답을 믿고 어떻게 검증할 것이냐는 또 다른 문제의 영역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고, 이루지 못할 목표 같아 보이더라도 최대한 근접한 수준으로 다가가 금융에 AI를 응용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일 것입니다.”
윤창현 코스콤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제19회 스마트금융 컨퍼런스'에서 생성형 AI이 금융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처럼 전망했다. 윤 대표는 해외와 국내의 다양한 금융분야 AI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금융업권의 생성형AI 도입 노력이 결국 “상한가 종목 지정과 같은 어려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도달하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특정 종목 지정이 아니더라도 포트폴리오 구성 추천, 초고빈도매매를 통한 수익 창출 등 다양한 방면에서 AI 응용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표는 “'내일 상한가 찍을 종목을 알려줘'라는 질문에 이 종목을 사라는 대답이 나오더라도 그 답을 100% 인정할 수 없다는 점이 우리의 본질적인 한계”라면서도 “어떤 한 종목을 찍어 상한가 종목을 정해주지는 못하더라도 10~30개를 골라 좋은 포트폴리오를 만드는 작업은 해줄 수 있는 그런 전조가 보이고 있다”면서 AI의 응용 수준이 최대 100이라면 95점까지는 줄 수 있을 만큼 올라왔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재무보고서가 나오기 이전 소매점 주차장 이미지를 분석해 회사의 리테일이 어느 정도 갈지 먼저 예측하는 식으로 이제는 판매 실적을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면서 “AI의 도입으로 분석의 편의성과 속도가 굉장히 빨라지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고 최근 AI의 응용 수준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버린AI 구축 필요성에 대해서도 역설했다. 소버린AI는 '자주적인', '주권이 있는'이라는 의미의 소버린(Sovereign)에 인공지능을 붙인 단어다. 윤 대표는 “사람들이 물어보는 질문 그 자체로 어떤 질문이 많은가 자체가 사실 중요한 정보가 된다”면서 “우리 내부에 소버린AI를 잘 만들어 내부에 정보를 머무르게 만든다면 AI가 국내에서도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생성형AI의 적극적인 도입과 응용을 위해서는 아직도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종래에는 거대언어모델(LLM) 운영 체계가 검색엔진부터 응답엔진까지 인간의 개입이 전혀 없이 에이전트가 사용자 명령에 따라 자율로 작업을 수행하는 시스템까지 진화하게 될 것”이라면서 “결국 거대 LLM기업은 인공 일반지능 즉, 인간의 인지 능력과 유사하게 모든 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준의 인공지능 개발을 목표로 LLM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코스콤 역시 AI 전환기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혁신을 추진 중이다. 금융 시세 생성과 분배, 자본시장 체크 단말기, 마이데이터 중계기관 등 코스콤의 기존 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고품질의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한창이다. 지난 9월 국정원이 제시한 다중보안체계(MLS) 로드맵에 따라 차세대 망분리 인프라 계획 수립에도 집중하고 있다. 차세대 제로트러스트 보안 로드맵을 수립하는 것은 물론 MLS를 고려한 전용 생성형 AI 인프라 도입도 추진 중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한창이다. 금융 IT개발 전용 LLM과 데이터셋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경기 안양시에 차세대 데이터센터 구축도 추진 중이다.
윤 대표는 “AI는 결국 IQ 120의 사람이 잠도 안자고 전기만 넣어주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는 존재라고 여기면 더욱 겁나게 여기게 될 존재”라면서 “많은 변화들이 앞으로 예측이 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노력을 통해서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물론 소프트웨어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AI의 발전에 맞게 접목시킬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