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폼팩터 다시 진화…삼성, 내년 두 번 접는 폴더블폰 출시

화면이 안으로 두 번 접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제품은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유튜브 캡쳐)
화면이 안으로 두 번 접히는 삼성디스플레이의 폴더블 패널. 삼성전자가 내년 출시할 제품은 이와 유사한 형태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유튜브 캡쳐)

삼성전자가 내년 화면을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전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을 연 삼성전자가 새로운 폼팩터 혁신에 나선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출시를 목표로 두 번 접는 스마트폰 개발에 착수했다. 이달 말 디자인과 출시 모델을 최종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개발 라인업에 추가했다”며 “협력사들도 개발과제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신형 폴더블폰은 화면을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형태로 전해졌다. 기술적으로는 '인폴딩'이라고 불리는 접이 방식으로, 신형 폰은 두 번 이상 접힌다고 해 '멀티폴딩'으로 불린다.

신형 폴더블폰은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9~10인치 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9~10인치는 현재 시판 중인 갤럭시폴드보다 2인치 가량 크고, 아이패드나 레노버의 중형 태블릿과 유사한 크기다. 접었을 때는 직사각형 모양의 일반 스마트폰이 되지만 펼쳤을 때는 태블릿을 사용하는 느낌이 구현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두 번 접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는 건 처음이다. 2019년 갤럭시폴드를 시작으로, 화면 가운데를 한 번 접는 폰(폴드, 플립)들을 출시해왔다. 변화를 주는 건 화웨이·애플 등 폴더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제품을 보다 차별화하고, 동시에 새로운 수요를 발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홀로 개척하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 구도가 됐다. 샤오미, 오포, 아너 등이 폴더블폰을 선보였으며 화웨이는 최근 안쪽으로 한 번, 바깥으로 한 번 등 총 두 번을 접는 폴더블폰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애플도 가세할 태세다. 그간 폴더블 기술을 탐색해온 애플은 올해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정식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으로서는 가열되는 시장 경쟁을 대비해야 하고, 선도적 브랜드 위상도 지켜야 할 시점이기 때문에 폼팩터 변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국에서 출시된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은 안으로 한 번, 밖으로 한 번 접는 방식이었는데 삼성전자는 신뢰성 문제를 고려해 안으로 두 번 접는 형태를 선택한 것으로 안다”며 “아웃폴딩을 하게 되면 바깥으로 디스플레이가 노출돼 낙하나 충격 등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내년 삼성의 폴더블 라인업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은 좌우로 한 번 접는 폴드와 상하로 한 번 접는 플립 시리즈를 매년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여기에 첫 슬림형 폴드 모델인 '갤럭시Z폴드 스페셜에디션(SE)'을 추가하면서 처음으로 폴더블폰 라인업을 3종으로 늘렸다. 내년에는 두 번 접는 폴더블폰까지 추가돼 라인업이 보다 다양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컨퍼런스콜)에서 새로운 폴더블 폼팩터의 등장을 예고했다. 다니엘 아라우호 삼성전자 상무는 “더 강력하고 혁신적인 모바일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한 신규 폼팩터도 준비 중으로 고객의 실사용 환경에서 만족할 만한 품질과 경험이 확보되는 시점에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시제품 '플렉스G'. 삼성전자 멀티 폴더블폰은 이같은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의 안쪽으로 두 번 접는 형태의 디스플레이 시제품 '플렉스G'. 삼성전자 멀티 폴더블폰은 이같은 형태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삼성디스플레이)
화웨이 메이트XT는 안으로 한 번, 밖으로 한 번 접는 형태의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이다.
화웨이 메이트XT는 안으로 한 번, 밖으로 한 번 접는 형태의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이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