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율 관찰대상국에 한국 재지정…“경상흑자 증가”

원·달러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며 1410원을 돌파해 연고점을 재경신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계속해서 오르며 1410원을 돌파해 연고점을 재경신한 1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내년 1월 취임을 앞두고 한미 경제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재무부는 14일(현지시간)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 반기 보고서에서 한국을 포함한 7개국을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미국은 2015년 무역촉진법을 제정하고 자국과 교역 규모가 큰 상위 20개국의 거시경제와 환율정책을 평가해 일정 기준에 해당할 경우 심층분석국 혹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고 있다.

한국은 2016년 4월에 환율 관찰대상국에 지정됐다가 작년 11월 해제됐다. 이번 재지정은 1년 만이다. 한국과 함께 중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베트남, 독일 등이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평가 기준은 △15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 흑자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에 해당하는 경상수지 흑자 △12개월 중 최소 8개월간 달러를 순매수하고 그 금액이 GDP의 2% 이상인 경우 등이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와 무역흑자에 모두 해당돼 관찰대상국이 됐다. 재무부는 2023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평가 기간 중 경상흑자가 상당 수준 증가했으며, 이는 기술 관련 상품의 견조한 대외수요에 따라 상품수지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미 무역 흑자는 380억달러에서 500억달러로 늘었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 정부가 원화 절하를 제한하려고 시장에 개입해 작년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90억달러를 순매도했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주요 교역 대상국이 환율에 개입한 것은 대부분 자국 통화 가치 절상을 위한 달러 매도였으며 교역 우위 확보를 위해 환율을 조작한 국가는 없다고 결론내렸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재무부는 우리의 주요 교역 상대국이 견조하고 지속 가능하며 균형 잡힌 세계 성장을 지지하고, 과도한 대외 수지 불균형을 줄이는 정책을 채택할 것을 단호히 주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