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메소재, 해초 추출 '나노 셀룰로오스'로 프리미엄 포장재 판도 바꾼다

한 국내 스타트업이 해초에서 추출한 친환경 소재로 플라스틱 기반 포장재 시장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회사명도 바다와 산의 순우리말인 '아라'와 '메'를 결합해 아라메소재로 지었다.

아라메소재는 식품 포장에 사용되는 기존 배리어 코팅이 우리 건강 위협은 물론 환경 오염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큰 성장 가능성을 자신한다. 배리어 코팅이란 산소와 수분을 차단해 식품 산패를 막고 세균 증식을 억제해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보는 과자봉지 안쪽 광택 나는 재질이 바로 배리어 코팅이다.

플라스틱 코팅재의 대안으로는 자연에서 생분해되는 '나노 셀룰로오스'가 지목된다. 나노 셀룰로오스는 종이의 원료인 펄프를 1000분의 1 크기로 잘게 쪼개 만드는데 모든 환경에서 생분해돼 인체에 흡수돼도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나노 셀룰로오스는 제조 공정상 비용이 턱없이 비싸 경제성 측면에서 플라스틱을 따라잡기 힘들어 일부 프리미엄 포장재로만 제한적으로 사용된다.

아라메소재는 바다에서 해답을 찾았다. 20년간 해조류와 나노 셀룰로오스를 연구한 전문가와 함께 기존 코팅재 양산 공정과 비슷한 비용으로 생분해성 포장재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오스는 섬유질 특성이 강한 식물 추출물과는 달리 납작한 형태를 띠고 있어 코팅재로 쓰기에 더욱 적합하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테스트 결과 기존 플라스틱 기반 배리어 코팅과 비교해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입증했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오스는 비교적 간단한 공정으로 상용화할 수 있어 기존 플라스틱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생산성을 갖췄다.
해조류에서 추출한 나노 셀룰로오스는 비교적 간단한 공정으로 상용화할 수 있어 기존 플라스틱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생산성을 갖췄다.

천연물 소재는 소재 확보가 중요한데 나노 셀룰로오스를 추출할 수 있는 해조류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톤씩 양식되고 있다. 대부분 해조류를 끓이면 나오는 다당류를 추출해 각종 식품이나 의약품 첨가물로 판매하는 용도다. 나노 셀룰로오스의 높은 부가가치를 생각하면 소재 확보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라메소재는 올해 중으로 파일럿 양산 공정 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국내외 대형 제지사와 손잡고 양산 공정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 이미 특허 출원을 완료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 특허 출원도 준비 중이다.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아라메소재는 나노 셀룰로오스의 친환경적인 면을 내세워 우선은 영유아 간식 등 건강과 위생에 민감한 식품을 타깃으로 삼았다. 비용 문턱이 높은 프리미엄 시장일수록 더 가치를 알아볼 것이란 전망에서다. 이후 일상 기호식품 전반으로 시장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창윤 아라메소재 대표는 “국내 대표 과자 한 종류만 연간 1억2000봉지가 판매될 정도로 배리어 코팅이 우리 일상생활 곳곳에 침투한 만큼 생산 비용 문제를 해결한 나노 셀룰로오스가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이르면 내년 말 우리가 만든 생분해성 배리어 코팅이 최종 소비자 제품에 적용돼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주=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