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 올해 3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내려앉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따른 시장 위축이 주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랠리'가 반영된 4분기 실적은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액(영업수익)은 직전분기 대비 약 26% 줄어든 189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930억원)와 비교해도 1.9% 감소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47% 줄어든 839억원을 기록했다.
빗썸 실적 하락 폭은 더 컸다. 3분기 매출액은 689억원으로 전 분기(1046억원) 대비 34%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70% 이상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22억원에서 73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은 108억원에서 31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다만, 빗썸은 1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작년 3분기 영업이익에서 6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후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당기순이익도 106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플러스로 전환됐다.
빗썸 관계자는 “작년과 비교해서 가상자산에 관한 관심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데다 가상자산 거래 이용자도 증가해 거래 규모나 실적이 개선된 것”이라 설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실적은 가상자산 시장 가격과 거래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수수료가 주 수익원인 가상자산 거래소 특성상 시장 추이와 매출이 연동되면서다.
3분기 실적 부진은 가상자산 시장 약세 영향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후 지난 8월 5일 '블랙먼데이'에는 700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미국 금리 동결과 일본 금리 인상 등 글로벌 유동성 감소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뚜렷한 호재가 없었던 지난 3분기와 달리 상반기에는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 △미국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등이 시장 호재로 작용했다.
4분기 실적은 청신호가 켜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트코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9만3000달러까지 돌파하면서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동시에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다른 가상화폐) 시장도 활기를 띠면서 국내 거래소 실적이 큰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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