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리베이트 행정처분, 제약사 6곳·의약품 480개…행정처분에 제약사 맞소송도

5년 리베이트 행정처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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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간 불법 리베이트로 행정처분을 받은 제약사가 6곳으로 집계됐다. 리베이트 제공 의약품 품목도 480개에 달했다.

17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리베이트 행정처분 현황'에 따르면 6개 제약사, 480개 의약품이 불법 리베이트로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유영제약이 147개 품목으로 행정처분을 받았고 과징금은 40억원에 달했다. 약가인하 65개, 급여정지 66개, 과징금 16개 품목이었다. 유영제약은 복지부에서 행정처분을 받은 직후 소송을 냈고, 현재 1심 진행 중이다. 소송가액은 11억원에 달한다.

2022년에는 동아에스티가 237개 품목 행정처분을 받고, 총 108억원 과징금을 받았다. 파마킹은 17개 품목이 리베이트로 적발돼 4.97~20% 징벌적 약가 인하 조치됐다. 2021년에는 한국피엠지제약이 11개 품목, 일양약품 40개, 국제약품 28개 품목이 행정처분을 받았다.

행정처분에 따른 정부와 제약업계 간 법적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5년 간 적발된 리베이트 제약사들이 정부를 대상으로 한 행정소송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5년 간 법적 분쟁은 총 6건이며, 법적 분쟁에 따른 소송 가액은 약 23억5000만원이다.

한국피엠지제약은 소송가액 5000만원으로 1심을 진행 중이고, 일양약품은 정부가 31개 제품에 약가인하 조치와 9개 약가인하 조치를 내린 것에 각각 5000만원씩 총 1억원의 행정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약가인하에 5000만원, 급여정지와 과징금에 소송가액 10억5000만원을 소송 중이다.

복지부 처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형사소송을 모두 거친 후 형이 확정돼야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영제약이 올해 행정처분을 받은 리베이트 행위는 2011년 6월부터 2015년 6월까지 요양기관에 의약품 처방과 관련된 경제적 혜택을 제공한 사실이다. 2016년 법원 판결을 받은 이후 형이 완전히 확정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올해 정부가 행정처분을 내렸지만 법적 대응에 나서 소송까지 진행하면서 과징금 확정과 약가 인하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5년 간 행정처분 받은 제약사 수가 줄었다고 해서 리베이트가 근절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정부는 불법 리베이트를 벌인 제약사가 징역·벌금 등 확정 판결을 받아야 그것을 기반으로 구체적 사실관계를 갖고 약가인하 금액을 산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제일 큰 불법 리베이트 수사를 받는 고려제약 역시 형이 확정된다면, 향후 행정처분까지 약 10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수진 의원은 “근절되지 않는 일부 제약업계의 불법 리베이트 관행은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건강보험 재정 악화로 이어진다”면서 “공정경쟁을 저해해 국민이 누려야 할 혜택을 박탈하는 도덕적 해이에 대한 자정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리베이트 행정처분에 불복해 정부를 상대로 한 과도한 법적소송은 지양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불법행위에 따른 경제적 이익 편취에 대해 더 확실히 징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