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디지털 혁신거점 사업 '순항'] 파격의 '100원 임대료'…제2 판교 넘어 글로벌 디지털·문화 거점으로

50년 창원국가산단 디지털전환 도전 직면
3년간 163억 투입 IT·SW 혁신거점 조성
기업·인재·문화 공존하는 산단 브랜드화
'100원 임대료' 사무실 등 기업유치 나서
시민공감대 형성 '제1회 디지털 위크' 개막

경남 디지털 혁신거점에 '100원 임대료' 사무실이 문을 연다. 100원이라는 키워드는 무료나 다름없는 파격 혜택의 상징적 표현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디지털 기업을 지역에 대거 유치하고자 하는 경상남도와 창원시의 의지를 잘 드러낸다.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은 정부 지방시대 종합계획의 일환으로 비수도권에 판교테크노밸리에 버금가는 디지털 기업과 인재를 위한 거점을 구축하고자 추진됐다.

올해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 공모에서 경남은 '산업융합형' 모델을 제시해 4.5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경상남도는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과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경남은 창원국가산업단지 제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견인해왔다. 창원국가산단은 조성 50년이 지나면서 기반시설 노후화와 생산성 저하 등 구조적 어려움에 직면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5G와 같은 첨단기술을 융합한 디저털전환(DX)이 필수적이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하는 경남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은 국비 63억원, 경남도 50억원, 창원시 50억원 등 총 163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1단계는 디지털 혁신거점의 초기 기반을 마련하고 2단계는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 조성 등 대규모 예타 사업을 기획·추진한다.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 조성안.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 조성안.

1단계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은 크게 새 가지로 구성된다.

우선 경남 창원의 디지털 혁신거점 브랜드화 및 특화 성장 전략을 수립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 기술 기반 자율제조 산업을 육성하는 경남 디지털 혁신클러스터 예타 사업을 기획 중이다. 경남테크노파크는 경남 산·학·연·관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하고 인재, 제조혁신, 거점생태계에 대한 중장기 전략 도출을 위한 다양한 산학연 네트워크를 통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두 번째는 디지털 혁신거점 지역 앵커시설 집적 및 기능 강화다. 디지털 혁신 거점 지역인 창원 의창구 팔용동에 기업홍보공간, 디지털 혁신 홍보공간 등 디지털 혁신 허브와 공유오피스, 회의실 등으로 구성된 디지털 혁신브릿지를 구축해 혁신거점 내 디지털 기업 창업을 유도하고 디지털 기업의 활발한 활동을 지원하는 공간을 마련한다. 100원 임대료 사무실도 그 중 하나다. 디지털 인프라 유치와 집적화를 위해 AI융합실증랩 및 초거대 제조 AI 플랫폼 데이터센터도 조성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혁신 주체 성장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경남지역 내 산·학·연·관 R&BD 협업 프로젝트를 통해 소프트웨어(SW) 기업이 보유한 디지털 제조혁신기술 및 유망 보유기술에 대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테스트베드 실증도 지원한다.

경남지역 디지털 기업이 개발한 솔루션을 지자체와 공공기관 대상으로 실증을 지원해 판로개척에 필요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도록 돕는다. 미래 앵커기업 육성을 위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유망·우수기업들이 혁신거점 내 정주가 가능하도록 사업화 기술자문 등 맞춤형 지원도 하고 있다.

지역 IT·SW 생태계실태조사에 따르면 2023년 기준으로 창원시에는 약 1214개 디지털 공급 기업이 있다. 경남은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을 통해 2026년까지 팔용동 산학융합지구 등에 혁신거점을 조성해 150개 이상의 디지털 공급 기업을 추가로 육성·유치하겠다는 목표다.

나아가 2단계 사업에서는 판교테크노밸리에 버금가는 디지털 공급기업, 유관기관, 인재, 문화가 공존하는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를 조성해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청년들이 선호하는 디지털 공급기업 2000개 이상을 집적하고 경남형 SW 강소기업을 100개 이상 육성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경남 디지털 혁신밸리를 중심으로 진주·사천의 항공·우주, 김해의 의료기기·헬스케어 등 권역 내 디지털 전환 수요처를 연결하고 지난해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부산 센텀시티까지 연결고리를 확장함으로써 동남권 디지털 거대 경제권을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디지털과 문화, 산업의 혁신 이미지 제고를 위한 대시민 이벤트도 마련했다. 과기정통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 경남도, 창원시가 주최하고 경남테크노파크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하는 '제1회 경남 창원 디지털 위크'가 18일 경남사회적경제혁신타운과 웹툰캠퍼스 일원에서 사흘간 일정으로 개막했다.

18일 열린 '제1회 경남 창원 디지털 위크' 개막식 주요 참석 인사가 경남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핸드프린팅 퍼포먼스를 펼쳤다.
18일 열린 '제1회 경남 창원 디지털 위크' 개막식 주요 참석 인사가 경남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 성공을 기원하는 핸드프린팅 퍼포먼스를 펼쳤다.

'디지털 투게더(Digital Together)'를 슬로건으로 내건 제1회 경남 창원 디지털 워크에서는 △대시민 디지털 체험행사 '플레이 투게더(Play Together)' △디지털 혁신제품 전시 '이노베이션 투게더(Innovation Together)' △특강 및 문화행사 '겟 투게더(Get Together)' 등 디지털 산업 종사자는 물론 일반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SW미래채움, 디지털 AI 참여 이벤트 및 체험, 디지털 드로잉 체험, AI 영화제 등을 만나볼 수 있는 디지털 채험존을 비롯해 혁신제품 전시존에서는 메타뷰, 빅스스프링트리, 아이피캠프, 화이트폭스 등 경남을 대표하는 디지털 기업의 최신 기술과 혁신 제품을 전시한다.

경남 테스트베드 실증 성과를 발표하고 기술 적용 과정과 문제 해결 사례를 공유해 향후 발전 방향과 협력 기회를 논의하는 시간도 마련된다. 이 외에 정보보호 IR 밋업데이, AI 및 정보보호 인식 제고 세미나, 디지털 특강 등 깊이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부대행사도 풍성하다.

김명주 경상남도 경제부지사는 이날 축사에서 “지역 청년들이 고향에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제2의 판교 테크노밸리를 넘어서는 경남 디지털밸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