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학교는 남기호 섬유시스템공학과 교수팀이 600℃급 내열성을 발휘하면서 액상 성형이 가능한 초내열 수지를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우주항공, 미래 모빌리티 등 고온 환경에서 작동하는 부품의 경량화와 안전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우주항공 및 미래 모빌리티 산업 분야에서 경량화를 통한 연비 향상과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초고온용 섬유강화 복합재료의 활용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하지만 복합재료의 기지재로 사용되는 고분자는 화학구조적으로 탄소, 수소 및 기타 비금속 원소를 기본으로 하는 유기화합물이기 때문에 내열성의 한계를 보인다. 대부분의 고분자는 250℃에서 사용이 제한되며, 고내열성 고분자 역시 500℃이상의 온도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연구팀은 열적 특성이 우수한 헤테로 방향족고리 구조를 가진 올리고머 전구체를 합성하고, 반응성 말단 캡핑제를 사용해 고온에서 경화되는 페닐에티닐 종결된 이미드(PETI) 수지를 개발했다. 이 수지는 초기 분해 온도가 최대 599.9℃에 달한다.
기존 상용 폴리이미드와 비교하면 비점(끓는점)이 낮은 용매에서 쉽게 용해되는 성질을 가지며, 동시에 용융 시 유동성이 높고 용융 열안정성이 우수해 액상 성형 적용이 가능하다. 첨가 반응에서 휘발성 물질의 방출 없이 경화되어 공정 중 불필요한 공극 형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 기계적 강도를 높일 수 있는 섬유강화 복합재료를 제조하는 데 유리하다.
남기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기물 기반 수지의 고온 안정성을 알루미늄의 용융 임계점 수준까지 구현하고, 상반특성을 가지는 내열성과 성형성이 양립 가능한 복합재료용 초내열 핵심 화학 수지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수 년간의 가혹한 사용환경을 견딜 수 있도록 충분한 내열성, 기계적 인성, 충격 저항성을 가져야 하는 우주항공, 자동차, 기반 시설의 복구, 해양, 군사 및 스포츠 용품 또는 기타 소비재 상품과 같은 다양한 구조성 및 비구조성 응용제품에 폭넓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교신저자는 남기호 교수, 제1저자는 섬유시스템공학과 김민주 석사과정생이며,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에서 출간하는 국제학술지 'ACS 어플라이드 폴리머 머티리얼스' 11월호에 게재됐다.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표지 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선정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