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리뷰는 영화 '위키드'의 스포일러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뮤지컬 '위키드'가 영화로 재탄생했다. 통통 튀는 오즈의 노래는 물론 뮤지컬에 미처 다 그려내지 못한 먼치킨 랜드의 풍광까지 환상적으로 스크린으로 옮겨져 높아진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켰다.
동명의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잘 알려진 영화 '위키드'는 자신의 진정한 힘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분)의 우정을 그린다.
위키드는 시골 소녀 도로시가 토네이도에 휩쓸려 마법의 대륙 오즈로 떨어지는 모험 이야기 '오즈의 마법사'가 시작되기 이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마법사 편에 선 착한 마녀 글린다는 악한 '서쪽 마녀'의 죽음을 먼치킨 랜드에 전한다. 한 먼치킨의 질문으로 글린다는 과거 엘파바를 쉬즈 대학교에서 만나 생겼던 일들을 회상한다. 흰색과 검은색, 분홍색과 초록색처럼 극과 극에 있는 글린다와 엘파바가 서로의 내면을 마주하고 점점 가까워 지는 일들이 그려진다.
스토리는 뮤지컬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 다만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던 음악은 기대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글린다의 통통 튀는 보컬은 물론, 묵직하게 쏟아지는 엘파바의 노래, 시원한 매력의 피예로, 부드러운 힘이 있는 마담 모리블까지. 자연스러운 연출과 어우러져 보는 내내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 영화로 재해석된 비주얼이 영화 '위키드'의 가장 큰 매력이다. 먼치킨 랜드를 빼곡하게 채운 형형색색의 꽃과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에메랄드행 기차, 새로운 세계를 구현해 낸 거대한 스케일의 오즈의 세계는 단순히 세트장이 아닌 하나의 세계를 탄생시켰다. 비주얼적인 재미는 반드시 큰 스크린으로 봐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다크 나이트',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을 탄생시켰던 프로덕션 디자이너 나단 크로리는 화려한 색과 미묘한 어둠을 위키드 세계관에 제대로 구현해냈다. 먼치킨랜드에 사용된 꽃밭은 영국 노포크 대지에 900만 송이의 튤립을 직접 심어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시간 4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곳곳이 빈틈없이 매워져 엔터테인먼트적인 재미가 끊이지 않는다. 뮤지컬 영화다운 넘치는 에너지가 러닝 타임 내내 이어진다.
영화 '위키드'(배급 유니버설 픽쳐스)는 20일 전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60분. 전체관람가. 쿠키 영상 없음.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