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한국노총을 찾아 “진심으로 근로자의 힘이 되겠다”며 한국노총측이 제시한 4가지 입법 과제에 대해 원론적으로 찬성하고 폭넓은 공론화 과정을 밟기로 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근로자가 진짜로 필요한 것을 제대로 찾아서 실천하는 정당이 바로 국민의힘”이라며 “보수 우파 정당으로서 우상향 성장을 이야기하지만 성장은 복지를 위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어떤 복지를 우선순위로 해야 국민과 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지 깊이 고민하겠다”고 했다.
한 대표의 한국노총 방문은 당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국노총 간 간담회도 지난 2022년 10월 이후 4년 만이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 △기후변화에 따른 노동 중심 산업 전환 △정년 연장 등 4가지 입법 과제 수용을 요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해당 핵심입법 요구과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 입장과 함께, 향후 한국노총과 우선 긴밀히 소통하고 보다 폭넓은 공론화 과정을 밟기로 했다.
먼저 5인 미만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와 관련해서는 확대 범위와 시기 등은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부분이라 한국노총도 참여하고 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관련 논의가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일하는 사람 기본법'에 대해서는여당이 추진하는 노동약자보호법에 적극 수용하기도 했다. 또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폐지되는 석탄화력발전소 노동자의 고용안정 문제는 여당의 노동전환특위에서 관련 법안을 마련하는 등 노력하기로 했다.
정년연장에 대해선 연금개혁 논의 상황과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사회적 합의 등을 토대로 추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은 노동자의 편, 노동자의 힘”이라고 거듭 밝히며, “노동의 가치가 보답받고, 노동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도와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경제사회노동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가 진행 중이지만 필요하다면 이와 병행하는 최고위급 사회적 대화에도 열린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에 국정 기조 전환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월 9일 여의도에서 있었던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윤석열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많은 불만과 목소리가 쏟아졌다”며 “임기 절반을 경고하는 현 시점에서 정부와 집권여당의 즉각적이고 전면적인 국정전환이 없다면 더 많은 분노가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