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리테일'이 뜬다…현대百, AI 맞춤형 마케팅 드라이브

현대백화점 중동점 전경
현대백화점 중동점 전경

현대백화점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딥리테일'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고객 특성을 파고드는 맞춤형 타깃 마케팅을 통해 충성 고객을 구축하고 연계 구매율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최근 '데이터 마케팅 2.5'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데이터 마케팅 2.5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으로 마케팅을 고도화하는 프로젝트다. 점포 고객의 다양한 소비 패턴을 분석한 후 정교한 타깃 마케팅을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디지털사업본부 데이터기획팀이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현대백화점은 AI를 통해 방대한 소비 데이터 중 공통적 특징을 도출·분류한다. 점포별 고객 구매 패턴을 정의하면 개별 패턴에 맞춰 '취향 저격' 콘텐츠를 마케팅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스 마케팅 수준에 그쳤던 과거 백화점 데이터 마케팅에서 벗어나 초개인화된 마케팅을 구현하는 것이다.

실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우수고객(VIP) 중 그린등급(연간 10일 이상 점포 이용, 500만원 이상 구매) 고객의 지난해 연간 구매 데이터에 대해 머신러닝을 진행해 총 5개의 고객 구매 패턴을 도출했다. 그린등급 고객과 유사한 구매 패턴을 보이지만 아직 그린 등급이 아닌 예비 VIP 고객을 공략하기 위함이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천호점은 예비 그린등급 타깃 마케팅을 전개했다. 예를 들어 단일 품목만 구매하는 계획형 소비 패턴 고객에게는 식당가 1만원 할인권을 증정한다는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했다. 해당 고객은 저녁 시간 장보기 또는 식사 결제 빈도가 높아 식당가 권유에 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백화점 근거리에 거주하며 식품 구매 건 수가 많은 고객에게는 현대식품관 온라인몰(투홈) 15% 할인 쿠폰을 발송했다. 온라인 식품 구매 혜택을 제공해 내점 시 잡화·리빙·영패션 등 식품 외 구매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 결과 천호점의 1~10월 예비 그린등급 고객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연계 구매(업셀링)가 늘어나면서 객단가는 20.5% 상승했다. 예비 그린등급 외 고객 매출의 신장률과 비교해 세 배 이상 높았다는 설명이다.

신촌점은 지난 9월 데이터 마케팅 2.5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타 점포와 달리 뷰티 매출 비중(11.1%)이 높은 만큼 뷰티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뷰티 카테고리만 구매한 고객에게 스포츠·SPA 브랜드 구매 혜택 메시지를 발송해 10월 한 달 간 객단가 12.8% 상승 효과를 거뒀다. 현대백화점은 향후 더 다양한 점포로 데이터 마케팅 2.5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AI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온라인몰 전유물로 여겨졌던 딥리테일이 오프라인 리테일까지 확장한 모습”이라며 “AI를 활용한 개인화 마케팅 역량이 향후 유통 업계 경쟁력의 척도로 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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