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호적 환경에 트럼프 리스크까지…팔고 줄이는 '철강'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 출선 모습.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 출선 모습. 포스코

전방산업 부진과 저가 중국산 제품 등 비우호적 환경의 지속과 미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철강업계의 반등이 당장은 어려울 전망이다. 철강업계는 생산량 감축 및 해외법인 매각 등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추운 겨울을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이 올 3분기 전년과 비교해 크게 하락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전년 대비 39.8%,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각각 77.5%, 79.6% 각각 3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철강업계를 괴롭혔던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 및 전방산업 부진 등 철강 시황 악화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 철강의 절반을 생산하고. 소비량도 절반가량을 차지해 철강업계에 가장 큰 변수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 악화 및 건설경기의 부진으로 자국에서 철강재를 모두 소화할 수 없어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에 저가 밀어내기를 했고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에서 수입된 철강재는 673만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했다.

중국이 경기부양 정책을 전개했지만 미미하고 신규설비를 제한하는 등 철강 감산 정책도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철강업계의 시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백악관 귀환도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철강 수입 규제 강화를 위해 고율의 관세 부과나 현재 쿼터를 조정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국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 역시 지속되고 있고 임단협 갈등으로 인한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철강사들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생존을 위한 방책을 강구하고 있다. 포스코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 스테인리스강 생산 법인인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경우 중국 베이징 법인인 현대 스틸 베이징 프로세스 자산과 부채를 7월 모두 처분했다. 또 포항2공장 제강, 압연 생산시설의 가동 중단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야간 가동, 교대조 전환, 특별 감산 등 탄력적인 공장 운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으로 인한 어려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이로 인한 중국 탈출도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으로 대미 수출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시장 상황을 자세히 살피고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