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이후 수험생은 정시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은 “가채점을 통해 현재 위치를 파악해 자신에게 맞는 대학·학과·전형 방법에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수능 성적표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다. 대학별 활용 점수가 다르기 때문에 수험생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대학이 어떤 점수를 반영하는지 알고 지원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주로 표준점수를 반영하지만, 중위권 대학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나뉜다.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의 등급별 점수 차가 다르므로 자신이 유리한 점수와 대학이 요구하는 점수를 잘 비교해봐야 한다.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은 국민대, 서울과기대, 서울교대, 서울대, 세종대 등이다. 덕성여대, 동덕여대, 성신여대, 한성대 등은 백분위 점수를 반영한다.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동국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표준점수와 변환표준점수를 함께 반영한다.
특히 올해 수능에서는 탐구 영역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 2025학년도 대입의 특징 중 하나는 주요 대학의 응시계열 제한 폐지다. 고려대, 서울대 등을 제외하고 확률과 통계, 사회탐구 응시자도 자연계 모집 단위 지원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로 인한 기존 과학탐구 영역 응시자의 사회탐구 영역으로의 이동도 늘었다.
물론 주요 대학의 경우 사회탐구 응시자도 자연계열 응시는 가능하지만,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많아 최상위권의 이동은 미미할 전망이다. 과학탐구 접수자가 약 4만명 줄었음에도 과학탐구Ⅱ 응시자가 늘었는데 이는 더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최상위권 수험생이 늘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서울대, 경상국립대 등 일부 의대에서는 과학탐구Ⅱ 영역에서 가산점을 부여한다. 다만 과학탐구 응시자가 줄어들면서 사회탐구보다 유리했던 이전의 상황과는 달라질 수 있다.
2025학년도 수능의 큰 변화로는 무전공을 꼽을 수 있다. 무전공 지원 시 수험생은 유형 1·2를 확인하고 지원해야 한다. 유형1은 전공과 계열에 상관없는 완전한 자유전공이고, 유형2는 단과·계열별 제한이 있다. 유형별로 반영 비율, 가산점, 지정과목이 다를 수 있어 지원 전 이 부분을 확인해야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소장은 수능 가채점 설명회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유형1에 지원한다는 학생이 더 많았고, 학생 선호도도 더 높았다”며 “상위권 대학을 노리는 학생이라면 전략적으로 유형2를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소장은 “올해는 무전공 확대 첫해”라며 “모집단위가 커 경쟁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과감한 지원도 권장한다”고 덧붙였다.
점수대 별 정시 지원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 상위권 수험생이라면 희망 대학, 경쟁대학, 상위대학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상위권 학생은 대체로 학과보다 대학 중심 전략을 세우는 경우가 많아 이런 경우 대학별 환산점수에 다른 가능성을 분석한 후 지원하는 것이 도움 된다. 중위권 수험생이라면 대학별 전형 방식,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가채점을 통해 성적을 확인했다면 점수가 잘 나온 영역을 높은 비율로 반영하는 대학 혹은 학과가 어디인지 분석해 지원해야 한다. 하위권 수험생은 수능 영역별 성적을 파악해 자신에 유리한 대학을 찾는 것이 방법이다. 대학에 따라 수능 영역 중 2개 혹은 3개만 반영하는 곳도 있으니 이런 부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올해는 정시 지원 판단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어 수시 지원대학 수능최저학력기준과 충족 여부를 따져보고, 가채점 성적으로 정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을 찾아야 한다”며 “대학별 응시 여부를 빠르게 판단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과 전형 방법을 찾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