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김건희·방통위 예산 삭감하고 AI인프라 예산 증액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내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의 예산안 중 김건희 여사 관련 사업으로 지목된 예산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예산을 35% 가량 대폭 삭감했다. 대신 인공지능(AI) 인프라와 관련해선 예산은 대폭 늘렸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사흘째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 김현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박장범 KBS 사장 후보자에 대한 사흘째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최형두 국민의힘 간사, 김현 더불어민주당 간사와 대화하고 있다.

국회 과방위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과기부와 방심위, 원자력안전위원회, 우주항공청 등 4개 소관부서의 2025년 예산안과 기금 운용 계획안을 야당 단독으로 의결했다. 해당안은 국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로 넘어가 재논의된다.

이날 과기부 예산은 기존 정부 예산안 대비 1조3740억원 증액됐다. 차세대양자과학기술·국가전략반도체·바이오파운드리 등 각종 R&D 예산이 증액됐다.

AI 인프라 구축 지원을 위한 예산은 새롭게 편성됐다. △경량·특화형 AI 글로벌 진출 지원 120억원 △AI 혁신을 위한 민관 협력 데이터 안전 활용 생태계 조성 100억원 △국산AI반도체 기반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확산(R&D) 70억원 등이다.

하지만 과기부 내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이 있는 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무용과 교수가 관여된 초거대 AI 심리케어 서비스 사업 지원, 마음건강 예산은 전액 삭감됐다. 또 용산어린이정원 과학기술체험관 운영 예산도 전액 깎였다.

방통위 및 방심위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방통위 예산은 본부 총액과 기본경비에서 각각 12억 8000만원, 2억 4000만원이 삭감, 총 15억 2000만원이 깎였다. 34.7%가 삭감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우주항공청 예산은 정부 예산안 대비 각각 약 16억원, 460억원 증액됐다. 특히 소형모듈원자로(SMR) 관련 예산은 삭감됐으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모니터링 관련 예산은 증액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AI 인프라 등 과학기술 예산 증액에는 동의하면서도 삭감된 예산 상당 부분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이 의석수를 무기로 예산안을 감액해 정부 사업을 무력화시켰다”고 반발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김태규 방송통신위원장 직무대행은 “방통위 조직 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기본경비가 삭감됐다”며 “관련 사업 추진이 원만히 이행되지 않을 것이 현저히 걱정된다”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