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중국 론바이 간 특허침해 분쟁을 놓고 진행되던 무역위원회 조사가 일시 중단됐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전날 열린 회의에서 LG화학이 론바이 한국 자회사인 재세능원을 상대로 제기한 불공정 무역 행위 관련 조사 판정을 특허침해소송 판결 시까지 중지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재세능원이 무역위에 조사 중지를 신청하고 LG화학도 이에 동의하면서 중지가 결정된 것이다.
재세능원 관계자는 “특허침해소송 판결시까지 조사를 중지해달라는 재세능원 요청 받아들여졌다”고 말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재세능원 측이 먼저 조사 중지를 요청했고 현재 특허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소송을 통해 판단을 받겠다는 취지로 절차상 동의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론바이가 생산하는 NCM811(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이 8:1:1) 양극재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며 무역위원회에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를 신청했다. 무역위가 불공정 무역행위를 했다고 판정하는 경우 수입·판매 중지 명령, 폐기처분 등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양측의 동의로 조사 중단이 이뤄진 것은 양측 모두 특허에 대한 전문적인 판단이 이뤄지는 소송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측의 특허 분쟁은 법원에서 먼저 결론이 지어질 전망이다.
무역위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론바이 측은 특허청 특허심판원에 5개 특허에 대한 무효심판과 일부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며 대응에 나섰다. 무효심판이 받아들여지면 해당 특허는 없던 것이 된다. LG화학은 이에 대응해 지난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재세능원을 상대로 특허권침해금지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문제가 된 특허는 5건으로 모두 리튬이온 배터리 양극재 원료인 양극활물질의 입자 구조와 특성에 관한 특허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며 배터리 성능과 수명 등을 결정하는 핵심 소재다.
특허 소송 결과가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재세능원 양극재 제품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재세능원은 LG화학 특허에 진보성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론바이는 글로벌 삼원계 양극재 시장에서 1,2위를 다투는 업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론바이의 지난해 삼원계 양극재 출하량은 9만9500톤으로 에코프로(12만톤)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