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기능 개선제 시장이 '은행엽건조엑스' 성분으로 재편되고 있다.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시장에서 임상 재평가로 퇴출 위기에 놓이면서 벌어진 상황이지만, 오는 12월 알츠하이머 신약 레켐비가 출시되면 뇌기능 개선제 시장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약 한 달 반 사이에 36개 제약사가 고용량 은행엽건조엑스 성분 의약품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35개 제약사는 240㎎을, SK케미칼은 인삼40% 에탄올건조엑스·은행엽건조엑스 복합제인 '기넥신메모케어캡슐' 품목허가를 받았다. 하반기인 7월부터 살펴보면 은행엽건조엑스 성분 의약품 품목허가를 받은 제약사는 60개가 넘는다.
은행엽건조엑스는 은행나무 잎에서 유효성분을 추출했다.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현기증(동맥 경화 증상)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정신 기능 저하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전생성을 억제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달 11일 허가받은 셀트리온제약은 은행엽 건조엑스를 함유한 기억력 개선제 '셀큐라민정'을 내년 1분기 판매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SK케미칼 기넥신과 유유제약 타나민정이 1~2위를 다투며 앞서가고 있다. 기넥신이 시장 전체의 약 30~40%를, 타나민이 23%를 점유한다.
은행엽건조엑스 성분은 풍림무약이 2017년 최초로 원료의약품으로 등록해 SK케미칼을 포함한 국내 다양한 제약사 위탁제조를 맡고 있다. 유유제약은 독일 슈바베 그룹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표준화한 은행엽 건조엑스 오리지널인 EGb761 원료를 가져와 직접 생산하고 있다.
뇌기능 개선제 시장은 은행엽건조엑스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두 가지가 주를 이뤘으나, 콜린알포세레이트 효능을 두고 정부가 제약사들에 재평가 임상시험을 요청하면서 시장 퇴출 위기에 놓였다. 여기에 급여 축소 위기까지 겹치면서 일부 제약사들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성분 의약품을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제약사 관계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 때문에 제약사들이 이를 대체할 제품으로 은행엽건조엑스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우선 허가를 받아 놓자는 분위기가 있어 하반기에 많은 제약사들이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치매 신약 레켐비가 국내 출시되면 치매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간접 수혜를 받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 위고비가 출시되면서 삭센다 등 다른 비만치료제로 관심이 간 것 처럼, 레켐비가 들어오면 고령층에서 치매에 더 높은 관심을 갖게 돼 뇌기능 개선제 의약품이 간접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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