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내려라” 연이은 압박에도…예대금리차 요지부동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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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와 금감원 그리고 정부 여당 압박이 이어지며 연말 은행권 예대금리차가 좁혀질지 관심이다. 한국은행이 이번 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예대금리차가 유의미하게 줄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은행·하나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NH농협은행) 9월 가계 예대금리차(신규취급액 기준)는 평균 0.734%p로 8월 0.57%p보다 0.164%p 확대됐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10월 통계는 아직 집계 전이지만, 전달보다 격차가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5대 은행을 필두로 주요 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결정 이후에 수신금리를 낮췄지만 대출금리는 유지하거나 일부 주택담보대출에서는 금리를 올리는 '역주행'을 했다.

은행권은 당장 유의미하게 예대금리차를 더 좁히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예금금리를 높이거나 대출금리를 내려야 하는데, 정책 방향이나 은행 경쟁을 고려하면 구조상 쉽지 않다”면서 “기준금리 결정을 봐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예대금리차로 인한 은행권 이익은 소폭 줄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3분기 전체 은행 이자이익은 14조6000억원으로 전분기 14조9000억원 대비 1.9% 줄었다. 이자수익자산 자체는 0.8% 늘었으나, 예대금리차가 줄면서 순이자마진이 감소한 것이다.

당정은 연일 은행권을 향해 예대금리차를 더 좁히라는 주문을 내놓고 있다. 동시에 가계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를 내놓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주말 “신규 대출은 금리보다는 심사 기능을 강화해 여신을 관리해 달라 일관되게 얘기하고 있다”면서 “다만 기준금리를 내렸음에도 기존 대출금리를 내리는 게 덜 반영되고 있는데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빨리 반영되도록 점검하고 은행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대출 심사를 강화해 금리와 별개로 가계대출을 관리하라는 주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지난 주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더 내려갈 수도 있는데도 기업이나 가계가 부담하는 대출금리는 내려가지 않고 있다”면서 “예대마진 차이가 이렇게 크게 오래 지속되게 되면 가계와 기업에 큰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은행은 28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원/달러 환율, 가계부채, 미국 금리인하 속도조절 등 변수를 고려해 이번에는 동결하고 새해에 추가 인하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시소 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