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산업 불모지였던 경북지역에 게임산업 생태계 기반이 빠르게 조성되고 있다. 수도권 중심 국내 게임산업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전국 12개 지역글로벌게임센터 가운데 하나로 2017년 2월 문을 연 경북글로벌게임센터가 지역 게임산업의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테크노파크 경북글로벌게임센터(센터장 송민석)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경북지역기반 게임산업 육성사업'으로 게임개발, 글로벌 진출을 위한 네트워킹, 창업 및 인큐베이팅 등 지역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국비 13억원과 지방비 12억원(경북도 3억6000만원, 경산시 8억4000만원) 등 총 25억원으로 진행한 이번 사업은 열악했던 지역 게임산업의 성장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는 경북지역 게임산업 성장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북지역에는 경북글로벌게임센터가 문을 열 당시 게임기업이 8곳에 불과했지만 7년 뒤인 올해 11월 현재 48곳으로 급증했다. 게임기업 유치 효과라기 보다 오히려 경북 특히 경산지역 대학가의 다양한 인력을 바탕으로 창업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정주여건과 원활한 인재채용을 이유로 게임기업 48곳 가운데 31곳이 경산에 집중돼 있다.
기업이 늘어나면서 게임관련 매출도 폭발적으로 늘었다. 2016년 9억5000만원에 불과했던 경북지역 게임산업 매출이 지난해 기준 134억5100만원으로 늘었고, 고용 인력도 같은 기간 37명에서 186명으로 증가했다.
송민석 센터장은 “지역 게임산업 성장 배경에는 경산시의 의지와 지원이 큰 힘이 됐다”면서 “지원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는 사업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고, 특히 올해 게임센터 교육장을 리뉴얼하는 추가사업에도 선정됐다”고 밝혔다.
경북글로벌게임센터가 지원한 대표 게임기업의 성장세도 무섭다. 김천혁신도시에 위치한 MSG스퀘어는 센터로부터 지난해 런칭제작지원, 마케팅지원, 올해 고도화지원을 받아 제작한 게임 '고양이 오마카세'가 출시 3개월만인 지난 7월 미국과 대만 게임전체 인기순위 1위, 일본 전체 3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양이 오마카세'는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를 조작해 식당을 경영하는 독특한 게임플레이다. 특히 이 게임은 이달초 '유니티 어워즈 2024'에서 게임부문 '최고의 2D 비주얼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해피스케치가 운영하고 있는 안동 놀팍도 지역 특화사업의 우수성공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게임과 스포츠를 접목한 복합 디지털 테마파크 안동 놀팍은 방문 고객들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 4월 안동시 한국문화테마파크내에 2호점을 오픈, 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경북글로벌게임센터의 지원으로 지역 게임기업의 글로벌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센터는 지난 10월말 대만 리젠트 타이페이 호텔에서 2024 경북 게임기업 해외 수출상담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경북을 대표하는 게임기업 9곳과 대만 바이어 23개사가 참가, 수출상담액만 226억여원에 달했다. 상담회에서 해피스케치와 조이랩은 대한 현지 기업과 업무협약(MOU)를 맺었고, 게임센터 입주기업 스테디터틀은 대만 스트레이트 크리에이티브(Straight Creative)와 게임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경북글로벌게임센터는 내년부터 글로벌 역량강화와 투자연계에 집중해 게임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해외진출에 활기를 불어넣는 사업에 보다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우선 해외수출 상담회와 전시회 등으로 지역 게임기업 글로벌 진출 발판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쏟는다.
센터는 이를 위해 최근 대만 최대 퍼블리싱 기업 해피툭(HappyTuk·대표 양민영)과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했고, 대만콘텐츠진흥원과도 네트워크를 다져 대만 진출을 적극 도모한다. 우선 대만을 발판삼아 해외 시장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단순 지원에 그치지 않고 투자설명회를 통한 투자연계지원으로 기업들이 적절한 시점에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송 센터장은 “경북지역 게임기업 유치와 관련 부족한 입주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산임당유니콘파크을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지역내 대학과 게임관련 학과 학생들이 많다는 강점을 적극 활용해 장기적으로 게임인재원 분원 유치 등 경북지역 게임산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