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김경아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했다.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사업으로 성장을 가속할 전략과 함께 삼성그룹 최초 여성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로서 여성 인재 성장 비전까지 제시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경아 부사장은 서울대 약학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치고,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독성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시밀러 개발 전문가다.
2010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바이오 신약 개발 수석연구원으로 입사 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합류해 시밀러개발, 공정, 품질, 인허가 등 사업 전반에 걸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고한승 체제'에서 국내외 총 9종의 바이오시밀러 상업화에 성공했고,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고한승 대표는 2021년부터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맡아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 개선, 정책 발굴에도 힘써 왔다. 약 3년간 270명이 넘는 바이오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 소통한 데 이어 국산 바이오 원부자재 검증 지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컨설팅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고한승 대표가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13년 만에 리더십 교체가 일어난 만큼 새 얼굴에 대한 기대도 큰 상황이다. 고한승 대표가 삼성 바이오의 성공 기틀을 마련했다면 이제는 신수종 사업을 넘어 핵심 사업으로 성장 날개를 달아줄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경아 신임 대표가 연구개발(R&D)을 진두지휘하는 개발본부장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파이프라인 강화와 함께 신약 개발 프로젝트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미래 먹거리를 위해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기초 연구에 착수한 상황이다. 국내 바이오 벤처 인투셀과 손잡고 항체약물접합체(ADC) 기반 신약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유전자 치료제 등 다른 신약후보 물질도 발굴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삼성 바이오의 밸류업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위탁생산(CMO) 시장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한 단계 진화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도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단순 생산보다는 개발 역량까지 확보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바이오시밀러 전문기업에서 신약 개발 기업으로 진화를 시도 중인데, 이를 김경아 대표가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