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5cm' 역대급 폭설… 습기 머금어 더 무겁다

전국 곳곳서 추돌 사고 잇따르고 나무 쓰러져 정전까지
내일까지 출근길 혼란...지역별로 10~20cm 눈 더 내릴듯

서울 등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리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등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리는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제설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부 지방과 일부 남부내륙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경기남부 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5cm 이상의 강한 눈이 내리고 있다.

27일 오후 행정안전부는 대설 경보가 확대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2단계로 격상하고, 대설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했다.

특히 이날 눈은 '습설'(濕雪)이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습설은 기온이 높은 때 내리는 눈으로 수분이 많고 응집력이 강한 젖은 눈을 말한다. 마른 눈, 건설(乾雪)에 비해 2~3배 무거워서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 붕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26일 밤부터 중부 지방과 일부 남부내륙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26일 밤부터 중부 지방과 일부 남부내륙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됐다.

실제로 여러 붕괴 피해가 접수되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에서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제설작업을 하던 70대 남성이 숨지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천막형 차고지 위에 쌓인 눈을 치우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차고지 지붕이 눈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보고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이날 새벽께 경기도 구리시에서는 폭설로 나무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덮쳐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으며, 눈 무게를 견디지 못한 전신주가 쓰러지며 서울 은평구·성북구 등 일부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기도 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28일) 오전까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특히 중부지방과 전북동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1~3cm(일부 지역 5cm 내외)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일부 경기북부와 강원 중·북부, 경상권에는 소강상태를 보이는 곳이 있겠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적설량은 수도권 군포 금정 27.4cm, 의왕이동 27.4cm, 서울 관악구 26.7cm, 수원 23.5cm, 인천 14.2cm, 서울 양천구 9.2cm이다. 강원도에는 평창 대화 24cm, 전라권에는 무주 덕유산 20.1cm를 기록하는 등 많은 눈이 쏟아졌다. 내일까지 지역별로 10~20cm 안팎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관측된다.

중대본은 관계기관과 지자체 등에 기온 하강에 따른 도로결빙 사고, 출퇴근 시간대 교통혼잡 및 보행자 안전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안전조치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자체는 관계기관과 협업해 지하철, 버스 운행 연장 등 대중교통 운영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특보지역·예비특보지역을 중심으로 불필요한 외출·이동 자제 안내 및 재난문자 송출 등 대설 피해 예방을 위한 대국민 안전관리 홍보를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은 “폭설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결집해 대응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서도 불필요한 외출·이동 자제, 안전사고 예방 등에 유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