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누적 실 적설량이 일부 지역에서 40cm를 돌파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쏟아진 눈폭탄에 붕괴 사고는 물론 미끄러짐 사고 소식이 계속 전해지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오전 8시 기준 수도권 누적 적설량은 47.5㎝(용인 백암)에 달한다. 군포금정은 42.4㎝, 관악(서울) 41.2㎝, 안양만안 40.7㎝, 서울 28.6㎝, 인천 26.0㎝다.
강원도에서는 대화(평창) 30.3㎝, 치악산(원주) 27.8㎝, 청일(횡성) 25.7㎝, 내면(홍천) 24.1㎝, 문막(원주) 20.4㎝의 눈이 쌓였다.
충청·전라권에서도 눈발이 이어지고 있다. 충청에서는 위성센터(진천) 39.1㎝ 금왕(음성) 23.9㎝, 전라에서는 진안 24.2㎝, 장수 23.6㎝, 덕유산(무주) 22.8㎝ 등의 누적적설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6~12시)까지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대륙을 중심으로 시간당 1~3㎝(일부 지역 5㎝ 내외)의 강하고 무거운 눈이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전망했다.
현재 서울 전 지역에는 대설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대설경보는 24시간 동안 내려 쌓인 눈의 양이 20㎝ 이상으로 예상될 때 발령되는데, 직전에 서울에 대설경보가 내려진 것은 2010년 1월으로 14년 만이다.
전날에는 이미 일최심 적설 기록이 16㎝를 넘어서 기상관측(1907년 10월)을 시작한 이래 11월 적설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최심 적설은 하루 중 눈이 가장 많이 쌓였을 때 적설을 말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서울에 이례적으로 많은 눈이 쏟아진 근본 원인은 현재 한반도 북쪽에 자리한 절리저기압이다.
절리저기압은 대기 상층의 매우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가 매우 구불구불하게 흐를 때 그 일부가 분리되면서 형성된다. 북극의 찬 공기를 머금었기에 매우 차고, 대기를 매우 불안정하게 만든다.
우선 북서쪽에서 내려온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면서 '해기차'(대기와 바닷물 간 온도 차)에 의해 눈구름대가 만들어졌고, 서풍을 따라 우리나라로 유입돼 수도권을 중심으로 습기를 머금은 무거운 눈이 쏟아졌다.
전국 많은 지역에 눈이 쌓여 있는 가운데, 기온이 낮아지면서 내린 눈 또는 비가 얼어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나는 곳이 많아 안전에 유의해야 하겠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