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 질환 '황반변성' 점안제 형태 혁신신약 국내 개발

서문형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건성 황반변성 치료용 펩타이드 점안제.
서문형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건성 황반변성 치료용 펩타이드 점안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오상록)은 서문형 천연물신약사업단 박사팀이 점안 투여가 가능한 새로운 건성 황반변성 치료 물질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안구점안제는 안과 의약품 시장에서 가장 선호되는 약물 전달 형태지만, 안구 후방 망막에 문제가 발생하는 건성 황반변성 치료를 위한 점안제 개발은 특히 어려웠다.

황반변성은 황반에 이상이 생겨 시력이 감소하고 사물이 왜곡돼 보이는 질환으로, 65세 이상 노인층에서 가장 흔한 실명 원인이다. 다만 건성 황반변성 치료제는 2023년 최초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두 종류 주사제가 전부다. 또 안구 주사에 따른 합병증 우려가 있고, 시력 회복 효과가 크지 않다.

연구팀은 기존 주사제 중심 치료 방식을 개선하고자 황반변성 주요 발병 원인으로 알려진 톨유사수용체(TLR) 염증 신호에 주목했다.

먼저 자연계에 존재하는 TLR 신호전달 단백질과 구조가 유사한 수만 개 단백질로부터 펩타이드 서열을 추출해 19만개 이상 방대한 펩타이드 약물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이후 신호전달 단백질에만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빠르게 탐색할 수 있는 기술을 활용해 TLR 신호전달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후보 펩타이드를 발굴했다.

건성 황반변성마우스 모델에서의 펩타이드 치료 효능
건성 황반변성마우스 모델에서의 펩타이드 치료 효능

연구진은 펩타이드를 건성 황반변성이 유도된 쥐의 눈에 점안 투여하며 치료 효과를 검증했다. 펩타이드 처리 그룹은 정상 쥐와 유사한 수준으로 망막 세포를 보호할 뿐만 아니라 망막 변형이 현저히 감소했다.

개발 치료제는 점안제 형태여서 치료 편의성이 높다. 반복적인 침습 치료로 인한 부작용과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노인성 황반변성뿐만 아니라 관련 안과 질환의 치료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문형 KIST 박사는 “임무 중심 연구를 위해 9월에 출범한 KIST 천연물신약사업단은 노인성 질환, 특히 암과 안과 질환 치료를 위한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한다”며 “건성 황반변성 혁신신약의 글로벌 임상시험 추진을 위해 국내외 제약사와 협력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의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