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 빼고 만든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세계 최고 수준 성능 구현

새로운 음극 중간층(PDINN) 도입을 통한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 향상
새로운 음극 중간층(PDINN) 도입을 통한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성능 향상

국내 연구진이 독성 금속인 납을 빼고 주석을 주원료로 만든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안정성을 계속 향상시키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은 송창은 박사팀이 최근 임상혁 고려대 교수, 정재기 성균관대 교수, 엘리야 오몰로 아이 케냐 나이로비대 교수팀과 공동 연구로 주석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에 중간층을 도입하거나 첨가제를 넣어 효율·안정성을 개선하는 기술 논문을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주석 이온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쉽게 산화되는 큰 문제가 있다. 이는 결함으로 이어져 안정성을 낮추고, 전하 이동을 방해해 빛-전기 변환 효율도 저하된다.

연구팀은 논문 2건을 발표하며 새로운 기술을 접목, 주석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효율 및 안정성을 높였다.

2월 논문에서는 태양전지 전극과 전자 수송층 사이에 중간층으로 '페릴렌 디이미드' 소재를 추가해 개선했다. 중간층이 할로겐 및 금속 이온 이동을 막는 한편, 구리 전극과 전자 수송층 간 차이가 나는 에너지 격차 장벽을 줄여줘 전자 이동이 원활해지도록 도왔다.

또 그동안 밝히지 못했던 구리 전극 금속 원자의 전지 내부 침투 문제, 페로브스카이트 층에서 할로겐 이온의 불안정한 이동 문제를 극복해 성능·안정성을 제어한 최초 사례다.

주요 논문 기여자. 1저자 류두현 박사과정생(왼쪽), 교신저자 송창은 책임연구원.
주요 논문 기여자. 1저자 류두현 박사과정생(왼쪽), 교신저자 송창은 책임연구원.

10월 논문에서는 2월 논문 기술과 함께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층에 '어븀 염화물'도 첨가했다. 첨가제는 주석 산화를 방지하는 역할과 함께, 액체 상태 페로브스카이트가 필름으로 굳을 때 균일하고 큰 결정 생성을 통해 결함을 줄이고 전자 이동을 도와줬다.

기술 평가 결과 2월 논문에서는 13.05% 광-전 변환 효율과 1000시간 후 초기 성능의 80%를 유지했고, 10월 논문에서는 효율 14.0%, 1300시간 후 80% 상태를 유지하는 등 성능을 높이고 있다.

실용화를 위해선 추가 성능 개선과 함께 대규모 생산 시 성능 유지, 외부 환경에서 고온·습기·자외선에 대한 장기 안정성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화학연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 납 기반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소재·소자·공정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성과가 주석 기반 차세대 기술 개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친환경 차세대 태양전지 분야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시장 선점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성과는 ACS 에너지 레터스 표지 논문 선정, EcoMat 게재 등으로 혁신성을 인정받았다. 류두현 박사과정생(화학연·고려대)이 주도적으로 수행한 결과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