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중 절반가량이 내년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서는 긴축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기업이 61%로 더 높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일 '2025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발표하고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 비중이 9년 만에 가장 높다고 밝혔다. 조사는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내년 경영계획 수립기업의 기조는 '긴축경영'이라는 응답이 49.7%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상 유지'는 28.0%, '확대경영'은 22.3%로 집계됐다.
규모별 긴축경영 응답은 300인 이상 규모 기업(61.0%)이 300인 미만 규모 기업(45.7%)보다 15.3%p 높았다.
긴축경영 계획으로는 '전사적 원가절감'(66.7%)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인력운용 합리화(52.6%), 신규투자 축소(25.6%) 순으로 나타났다.
경영계획을 수립한 기업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채용계획을 설문한 결과, 투자계획은 '올해(2024년)보다 축소'가, 채용계획은 '올해 수준'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내년 기업 경영상 주된 애로요인으로는 '내수 부진'(66.9%)과 '인건비 부담 가중(64.0%) 응답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그 다음으로는 미, 중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19.7%),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확산(16.3%) 순으로 나타났다.
내년 1월 출범할 미 트럼프 정부의 정책이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82.0%가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으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답했다.
국내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은 '2026년 이후' 응답이 59.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2025년 하반기'가 28.0%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전망한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평균 1.9%로 집계됐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내수부진, 높은 인건비 부담과 함께 보호 무역주의 확산 등 대외 불확실성까지 더해지면서 기업, 특히 대기업들의 '긴축경영' 기조가 크게 높아졌다”며 “내년도 경기상황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이 투자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