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2위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코인 (BTC) 보유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업비트는 비트코인을 쌓아두고 있는 반면, 빗썸은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모습이다.
2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연결기준 두나무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1만6748개로 원화로 환산하면 1조4051억원 수준이다. 직전분기 말보다 1187개 증가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거래소 수수료나 거래 입출금을 통해 얻은 것이다. 거래가 활발할수록 비트코인 보유량도 쌓이는 구조다. 보유한 가상자산은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분류된다.
두나무 가상자산 보유량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23년 1분기 1만4023개에서 시작해 1년 반 만에 2700개가량 증가했다. 비트코인을 마케팅 재원이나 별도 용도로 활용하지 않고 쌓아둔 것이다.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와 더불어 시장 가격도 높아지면서 평가 가치는 당시 5270억 수준에서 현재 3배가량 증가했다.
반면, 빗썸은 점유율 확보를 위해 적극적인 비트코인 사용 전략을 택하고 있다. 빗썸 비트코인 보유량은 3분기 말 기준 103개다. 지난해 1분기 말 505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400개가량이 줄었다. 이에 따라 가치는 175억원에서 현재 38억원으로 4배 축소됐다. 보유한 비트코인을 이벤트 지급 및 전산망 수수료에 소모한 것으로 파악된다.
빗썸은 최근에도 점유율 확보를 위해 자체 보유한 비트코인을 풀고 있다. 신세계그룹과 손잡고 '쓱데이' 할인행사에서 100억 상당 비트코인을 지급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유량은 거래 수수료로 받은 비트코인으로 충당되거나 점점 더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는 양 거래소 자산 평가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업비트는 늘어난 비트코인 보유량 덕분에 평가 가치 상승의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높다. 반면 빗썸은 비트코인 보유량이 적은 만큼 직접적인 자산 가치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8월 초 7000만원대 초반까지 하락하다가 이날 기준 1억300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
박유민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