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민간 투자 부문 세계 3위 이스라엘이 '버티컬 AI'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버티컬 AI는 특정 산업이나 분야에 특화한 AI를 의미한다.
딜로이트 이스라엘, F2 벤처캐피탈, 구글 클라우드 이스라엘은 최근 공동 작성한 '이스라엘의 AI 확장 청사진 2024'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 7월까지 이스라엘 AI 기업에 대한 민간 투자는 총 135억달러(약 18조8400억원)다. 이 가운데 약 51%(69억달러)는 버티컬 AI에 투입됐다.
버티컬 AI 산업별로 살펴보면, '생명 과학 및 헬스케어(LSHC)' 분야에만 전체 투자액 41.5%인 29억달러(약 4조500억원)가 투입됐다. 그 다음으로 많은 투자가 이뤄진 분야는 전체 23.7%(16억달러)를 차지한 '은행, 금융 서비스 및 보험 분야(BFSI)'다.
산업에서는 버티컬 AI 수요가 높다. 거대 데이터셋을 학습한 거대언어모델(LLM)은 범용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내지만, 특정 산업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이에 특정 산업과 도메인 전문지식을 학습한 버티컬 AI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마오르 프리드먼 F2 벤처캐피탈 제너럴 파트너는 “AI를 사용해 잠재적 집단소송에 대한 법률 위반을 식별하는 '대로우(Darrow)', AI로 지하 표면을 매핑하는 '4M 애널리틱스(Analytics)'와 같은 이스라엘 기업들이 실질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버티컬 AI는 스타트업이 치고 나갈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버티컬 AI는 AI 모델의 크기보다 특정 분야 데이터 학습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주로 경랑 거대언어모델(sLLM)로 개발된다. 거대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 범용 LLM 개발에 비해 비용 부담이 적다.
프리드먼 제너럴 파트너는 “(GPT 등) 기초 모델 개발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주도할 수 있지만, 버티컬 AI는 스타트업이 강점을 보일 수 있다”며 “이스라엘은 산업별 전문 지식과 뛰어난 AI 개발 능력을 갖춘 인재가 모인 생태계를 갖추는 등 버티컬 AI에서 뚜렷한 이점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