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략산업에 대한 규제 완화와 교육·연구개발 인프라·인센티브 제공 등 지역산업 생태계를 총체적으로 혁신하는 '메가 샌드박스'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전국상의 회장 회의를 열고 지역산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파격적 제도혁신을 담은 '메가 샌드박스' 도입을 논의했다.
메가 샌드박스는 대구경북, 강원권, 충청권 등 광역 단위 지역에 특화된 미래 전략 산업을 선정해 규제 유예뿐만 아니라 관련 교육·인력·연구개발(R&D) 등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날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홍준표 대구시장, 양재생 부산상의 회장, 박윤경 대구상의 회장, 박주봉 인천상의 회장, 한상원 광주상의 회장, 이윤철 울산상의 회장, 배해동 안양과천상의 회장 등 56개 전국상의 회장단이 참석했다.
회장단은 위기 극복을 위해 기존 방식을 뛰어넘는 파괴적 제도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가 올해를 하회하고 글로벌 공급망 변화, 투자 편중, 인력난 등으로 지역경제가 위기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전국상의 회장단은 파격적 제도혁신 방법론으로 메가 샌드박스를 꼽았다. 저출생·고령화, 글로벌 공급망 변화 등 복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문제를 하나씩 해결하기보다 모든 문제를 동시에 풀어내는 '일석다조' 해법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날 회의에서는 메가 샌드박스 모델 개념과 사례에 대해 전문가들이 발표했다.
박형곤 딜로이트 파트너는 “메가 샌드박스는 단순 규제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지역경제 전반에 걸친 혁신을 도모하는 새로운 접근”이라며 “신기술·신산업 모델을 특정 영역 안에서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지역경제에 미래 첨단산업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한동석 경북대 교수는 '대구광역시 메가샌드박스 모델에 대한 가상사례'를 제시했다.
한 교수는 “대구는 교통, 인프라, 지자체 정책 등을 고려할 때 최첨단 모빌리티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제반조건을 상당 부분 갖췄다”며 “최첨단 모빌리티 도시로 전환하려면 관련 기업의 투자가 광범위하게 일어나야 하는데 이를 담보할 수 있는 인력, 인프라, 제도 부문을 총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강래 중앙대 교수는 “민간이 혁신 아이디어를 내고 정부와 지자체가 실현하도록 인프라와 정주환경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지역 정책 초점이 바뀌어야 한다”며 민간 주도의 거버넌스 마련을 주장했다.
한편 전국상의는 전국 광역상의 회장을 중심으로 대외협력위원회와 글로벌협력위원회를 신설하고 상법, 자본시장법, 노동법 등 국회 현안과 글로벌 이슈 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지원에도 나선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