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 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확대할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중국 140개 기업에 대한 신규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수출 제한을 받는 중국 기업은 반도체 제조사 20여곳과 장비 업체 100여곳이 포함된다고 부연했다.
이에 따라 나우라·파이오테크 등 중국 업체에 대한 장비 수출이 제한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재 대상에는 제조업체 뿐 만 아니라 중국 사모펀드 와이즈로드캐피털과 윙테크 테크놀로지 등 투자회사 2곳도 포함됐다. 해당 기업에 미국 업체가 수출하려면 먼저 미국 정부의 특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
대중 수출 금지 품목에는 인공지능(AI) 메모리로 손꼽히는 HBM도 포함됐다. 로이터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3개사가 만드는 'HBM2' 이상 제품에 규제가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도 금수 품목에 신규로 올랐다.
이번 조치로 미국 정부는 미국·일본·네덜란드 기업이 자국 외에서 생산한 장비를 중국에 공급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말레이시아·싱가포르·이스라엘·대만·한국이 이런 방침의 적용 대상이 됐다. 다만 네덜란드와 일본은 예외로 인정됐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새로운 규정에 따르면 특정 부류의 외국 물품에 미국 기술이 조금이라도 쓰였을 경우 미국 당국의 수출 통제를 받아야 한다. 제3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품목도 미국 기술이 포함됐다면 미국 정부가 규제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을 갖는다는 것이 미국 정부의 논리다.
이번 수출규제 조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시행되는 대규모 대중 수출제한 조치로는 3번째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AI 칩 생산이 군사적으로 쓰이는 등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중국의 반도체 성장을 억제하려고 노력 중이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