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퍼블릭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병행 CBDC〈하〉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거래 흐름에 대한 정교한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강점이 있다.

중앙은행이나 주요 금융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고, 불법 거래를 방지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또 퍼블릭 블록체인보다 높은 트랜잭션 속도와 낮은 비용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규모 거래가 주로 이루어지는 도매형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에 적합하다. 프라이빗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중앙은행이 직접 노드를 관리하거나 주요 금융기관만 참여하도록 설계할 수 있어, 높은 보안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은 도매형 CBDC가 요구하는 높은 수준의 제어와 신뢰성을 충족시키는 데 매우 적합하다.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병행해 사용하는 모델은 두 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설계 방식이다.

소매형 CBDC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투명성과 상호운용성을 활용해 소비자 간 소액 거래와 국제 송금에서 발생하는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소비자가 소매형 CBDC를 통해 글로벌 상점에서 물품을 구매하거나 해외 송금을 할 때 퍼블릭 블록체인의 개방성과 투명성이 거래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반대로, 도매형 CBDC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통제력과 효율성을 활용해 금융기관간 대규모 자금 이동이나 지급결제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요구 사항을 충족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병행 사용하는 보다 현실적인 CBDC 설계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크로스 체인(cross-chain) 기술과 같은 블록체인 연동 기술은 이러한 설계의 실현 가능성을 크게 높이고 있다. 크로스 체인 기술은 서로 다른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데이터와 자산을 효율적으로 교환하고 상호작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로,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장점을 통합하려는 시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크로스 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소매형 CBDC가 운영되는 퍼블릭 블록체인과 도매형 CBDC를 관리하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간의 데이터와 거래를 원활하게 연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두 시스템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필요한 경우 정보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교환할 수 있는 상호운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이동과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병목 현상을 줄이고, 거래 처리 속도를 높이며, 두 네트워크 간의 연결성을 강화하는 데 크로스 체인이 큰 역할을 한다. 하이브리드 CBDC 모델은 크로스 체인을 활용해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상호작용하도록 설계함으로써 더욱 발전된 디지털 화폐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초기 거래를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처리한 뒤 주요 데이터를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은 거래 데이터의 민감도를 보호하면서도 필요한 정보를 개방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중앙은행은 금융 안정성과 보안성을 유지하면서도 거래 투명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이는 국가 간 디지털 화폐 시스템의 통합과 상호운용성 증대를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금융 혁신의 기반을 마련하며, 포용적이고 안전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