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반도체 수출 통제, 美 정부와 집중 협의 계획”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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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미국 정부와 집중 협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한 기업들의 영향을 고려해 상담창구를 개설하고 업계 애로를 듣는다. 미국은 고대역폭메모리(HBM)을 포함한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하고 관보에 게재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HBM을 생산하는 우리기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의 첨단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조치에 따라 오는 4일 반도체장비 업계간담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와 무역안보관리원(KOSTI)에 '수출통제 상담창구'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향후 중국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수출통제 제도 설명회 개최, 가이드라인 배포 등을 통해 업계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 미국 정부와 우리 기업 애로사항 등을 집중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는 지난 2일(현지시각) HBM 및 첨단 반도체장비에 대한 수출통제 조치 개정안을 발표하고 관보에 게재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미국은 HBM 통제를 위해 특정 사양의 동적 램(DRAM) 반도체를 수출통제 대상 품목으로 새롭게 추가했다.

우선 현재 생산중인 모든 HBM이 통제 대상에 해당하며 이에 해당하는 제품을 미국이 지정한 무기금수국(중국 포함 24개 국가)으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다만 로직칩 등과 함께 패키징 된 후 HBM은 통제되지 않으며 HBM2는 일정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 허가예외 신청이 가능하다.

반도체장비 통제도 확대한다. 미국은 기존의 첨단 반도체장비 통제를 확대하기 위해 현재 통제하고 있는 29종의 첨단 반도체장비에 더해 열처리·계측장비 등 새로운 반도체장비 24종 및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3종 등을 수출통제 대상 품목으로 새롭게 추가했다.

미국 우려거래자 목록(Entity List)은 즉시 확대 실시한다. 중국 소재 첨단 반도체 제조시설(Fab) 및 반도체장비 제조기업 등 140개 기업·기관을 우려거래자 목록에 추가했고 일본, 네덜란드 등 33개국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 면제국으로 지정됐다. 면제국이라 하더라도 실제 통제 효과는 유사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미국 수준의 반도체장비 수출통제를 시행하지 않아 면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미국의 HBM 및 반도체장비 수출통제 조치에는 FDPR을 적용, 미국 외의 제3국에서 생산된 HBM 및 반도체장비라도 특정 요건에 해당한다면 미국산 제품으로 간주돼 통제 대상이 된다. 이 경우 해당 제품을 미국의 안보우려국 또는 우려거래자로 수출하기 위해서는 미국 상무부 허가가 필요하다.

이번 조치 및 FDPR 적용에 따라 HBM을 생산하는 우리 기업도 영향을 받게 됐다. 다만 향후 미국 규정이 허용하는 수출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반도체장비의 경우 통제 대상이 미국의 국가안보 관점에서 중요성이 큰 첨단 수준 반도체장비로 설정되어 있어 관련 국내 기업은 소수인 것으로 파악돼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로 통제되는 품목 수출건에 대한 허가 신청시 기본적으로 '거부 추정' 원칙을 적용할 예정이나 기존에 VEU(Validated End-User) 승인을 획득한 중국 내 우리 기업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와 관계없이 수출이 가능하다.

산업부 관계자는 “ 이번 조치는 미국이 국가안보적 관점에서 독자적으로 시행하는 조치이나, 한미동맹과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양국간 긴밀히 협의해왔다”며 “한국과 미국 정부 모두 이번 조치의 영향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양국 기업이 예상치 못한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