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요구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첨단분야 인재 수요가 늘면서 여자대학교가 공학 계열 학과를 신설하는 등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여대의 공대 신설은 비교적 최근에 이뤄졌다. 이화여대가 1996년 여대 중 처음 공대를 신설했고, 이어 숙명여대 2016학년도, 성신여대 2017학년도, 덕성여대가 2018학년도 공대를 출범해 학생을 선발했다.
이화여대는 여대 중 자연계열 비율이 가장 높다. 대학알리미 2024년 공시 기준 자연계열 36.1%로 인문계열 38.1%와 비슷한 비중을 보인다. 2021년 공시 기준 인문계열은 40%였다. 2024년 동덕여대 자연계열 18%, 인문계열은 45.9%로 나타났다. 2021년 자연계열 17.9%, 인문계열 46.4%였다. 2024년 서울여대 자연계열 38.7%, 인문계열 51.6%로 2021년 자연계열 37.5%, 인문계열 51.8%와 비교해 상승했다.
A 여대 관계자는 “여대는 인문계열, 예체능 계열만 집중돼 있다는 선입견이 있다”면서 “공대 신설 등 사회적 흐름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간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의 첨단학과 증원 기조에 맞춰 여대도 첨단학과를 속속 신설했다. 덕성여대는 2025학년도 AI신약학과를 신설했다. 교육부의 첨단학과 확대 기조에 따라 입학정원 조정계획을 승인받은 것으로 첨단분야 인재를 양성한다.
남녀공학 전환으로 학교와 마찰을 빚고 있는 동덕여대도 공학 전환에 앞서 학생들의 공대 확대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신여대는 2025학년도에는 무전공 모집을 확대하면서 창의융합학부 첨단분야전공 모집단위를 별도로 신설해 92명을 모집한다. 2021학년도에는 AI 혁명에 따른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리통계데이터사이언스학부 △화학·에너지융합학부 △바이오헬스융합학부 △AI융합학부 △바이오신약의과학부 등 5개 첨단학부를 신설했다.
숙명여대는 올해 순헌칼리지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해 첨단학과를 자율전공 모집 정원에 포함하고, 첨단공학부 중심 전공자율선택 모집 단위를 신설했다. 2023학년도에는 인공지능공학부, 지능형전자시스템전공, 신소재물리전공, 컴퓨터과학전공, 데이터사이언스전공 등 5개 첨단학과를 만들었다.
이화여대는 첨단분야 창의·융합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2025학년도에 기존 인공지능학과와 데이터사이언스학과를 통합하고 33명을 증원한 인공지능데이터사이언스학부를 신설했다. 공과대학 내 융합전자반도체공학부 전자전기공학전공 정원도 30명 증원한 64명으로 확대했다.
B 여대 관계자는 “여대의 공학 전환 논의는 결국 대학 경쟁력을 높이려는 방편”이라면서 “동덕여대와 같은 논란이 나오지 않도록 대학이 선제적으로 사회 수요가 있는 학과를 확대하고 재편성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희 기자 eas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