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한 미국 공장을 인수한다. 이곳에서 도요타에 공급할 배터리를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급변하면서 북미 생산체계를 빠르게 재편하고 나섰다.
GM은 2일(현지시간)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얼티엄셀즈 3공장 지분을 합작 파트너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하는 논바인딩(비구속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도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 중”이라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구체 내용을 협의 중으로 지분 매각은 내년 1분기 중 이뤄질 전망이다.
GM과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오하이오주 1공장, 테네시주 2공장에 이어 랜싱에 3공장을 건설해왔다. 3공장은 내년 초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7월부터 건설이 일시 중단된 상태다. 전기차 수요 위축에 따른 GM의 속도 조절이 배경이다. 〈본지 2024년 7월 22일자 2면 참조〉
LG에너지솔루션은 이 3공장을 북미 주요 생산 거점으로 삼고, 도요타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LG에너지솔루션과 도요타는 지난해 연간 20기가와트시(GWh) 규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당초 2025년까지 미시간 단독 공장에 4조원을 투자, 도요타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얼티엄셀즈 3공장을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이유는 더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얼티엄셀즈 3공장은 대부분 건설이 이뤄져 즉각 설비 구축이 가능한 상태로 전해졌다. 신규 공장을 짓는 것 보다 이 공장을 인수해 도요타용으로 활용하면 투자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에 단독 공장과 합작 공장을 합쳐 8개 공장을 운영하거나 건설 중이다. 회사는 유휴 라인을 다른 고객사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생산 용도로 전환하는 '리밸런싱(재편)'을 추진하고 있는데,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얼티엄셀즈 3공장의 도요타 활용 여부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도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다. 이로써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유일하게 파우치형, 원통형, 각형 등 3대 폼팩터를 모두 갖추게 됐다. 공동 개발하는 각형 배터리는 GM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본지 2024년 6월 25일자 1면 참조〉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은 “새로운 폼팩터 개발을 안정적으로 성공해 대체불가능한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