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 담관암 물질 도입…내년 美FDA 신약허가신청 추진

HLB
HLB

HLB가 담관암 혁신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한다고 4일 밝혔다.

HLB의 미국 자회사인 엘레바 테라퓨틱스는 3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릴레이 테라퓨틱스와 담관암 치료제 RLY-4008(성분명 리라푸그라티닙)에 대한 글로벌 독점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RLY-4008은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변이인 FGFR2(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경구용 치료제다. 릴레이는 미국에서 담관암 2차 치료제로 2상을 완료했다. 2상은 490명을 대상으로 13개국 50개 사이트에서 진행됐다. 국내에서도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3개 사이트가 포함됐다.

해당 약물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지난해 10월 혁신신약으로 지정 받아 '조건부 허가'를 추진할 수 있다. FDA는 올해 초 릴레이의 2상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후 FGFR2 유래 담관암 치료제로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할 것을 권고했다. 엘레바는 내년 상반기 중 FDA와 Pre-NDA(신약허가신청 전 미팅)를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늦어도 하반기에는 NDA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RLY-4008는 혁신신약 지정을 받았기에 우선심사(심사기간 6개월) 대상이 된다. 희귀의약품(ODD)으로도 지정돼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비용 431만달러(2025년 기준)도 면제받는다.

FDA는 RLY-4008을 FGFR2 변이로 발생한 다른 암 환자를 대상으로도 임상을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해당 임상에서 약의 유효성을 입증할 경우 FGFR2 유래 모든 고형암에 대해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는 '암종 불문 치료제'로 허가 받을 수 있게 된다. 암종 불문 치료제는 종양의 발생 부위와 관계없이 특정 바이오마커의 존재를 기반으로 FDA가 치료제로 인정해 주는 암치료의 새로운 영역이다. 지난 2017년에 MSD의 '키트루다'가 최초로 승인받았다.

RLY-4008의 글로벌 임상 2상에서 FGFR2 유래 간내 담관암 환자군과 위암·췌장암·두경부암 등 기타 고형암 환자군에서 모두 높은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간내 담관암의 경우, RLY-4008의 객관적반응률(ORR)은 57.9%(ESMO 2022 발표 기준)로 기존 허가받은 치료제들의 36~42% 보다 월등히 높았다. 부작용도 기존 허가 약물의 치명적 약점인 고인산혈증과 설사도 각각 절반 이하로 도출돼 큰 차별성을 보였다.

간내 담관암은 미국에서만 매년 800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한다. 5년 생존율이 20%대에 머물 정도로 예후가 나쁜 암으로 꼽힌다. FGFR2 유래 담관암은 현재 허가 받은 치료제가 소수에 불과하다. HLB는 RLY-4008이 해당 치료제들의 임상 결과 대비 높은 약효와 안전성을 보여 신약허가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이라 기대했다.

HLB는 후속 파이프라인으로 RLY-4008을 확보하며, 리보세라닙의 추가 적응증 확장과 동시에 담관암을 비롯한 FGFR2 유래 암에도 계속 적응증을 확장하는 '투트랙' 전략을 진행한다는 전략이다.

한용해 HLB그룹 CTO는 “RLY-4008는 담관암 치료제로서 신약허가 절차를 바로 추진할 수 있는 항암제이며, 리보세라닙과의 병용요법 측면에서도 가치가 높다”라 “2025년은 리보세라닙의 간암신약 허가에 이어 RLY-4008의 NDA 진행을 통해 HLB가 본격적으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