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세온이 짧은 등장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다.
지난 3일 방송된 KBS2 ‘모퉁이를 돌면 : 드라마 스페셜 2024’ (연출 이해우, 극본 석연화)에서 황세온은 사진작가 이자 원서후(정건주 분)의 전 여자 친구 주세연 역을 맡아 시청자와 만났다.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점층적으로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선을 밀도 있게 표현하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극 중 세연은 이유도 말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서후를 떠났다가 돌아왔다. 그 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자신의 사진전에 서후를 초대했고, 늘 같은 자리에서 응원과 따뜻하게 맞이해 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서후의 반응은 냉랭하기 그지없었다. 서후의 마음이 변했다는 것을 실감한 세연은 혼란스럽고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두 사람의 관계가 끝에 다다랐음을 알았지만 인정하지 못하는 현실 연애와도 닮아있어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세연은 사진전에 찾아온 서후에게 그동안 자신이 일방적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거리는 쉽게 좁힐 수 없었고, 결국 세연은 서후를 놓아줄 수밖에 없었다. 슬픔을 애써 감추며 담담하게 이별을 받아들이는 세연의 모습은 먹먹함을 더했다. 특히 현실적인 대사와 나직한 황세온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리며, 그 여운을 깊게 남겼다.
이처럼 황세온은 세연이 서후와의 관계에서 겪는 갈등과 혼란, 오랜 연애 끝에 마주한 이별 등 복잡한 심경을 촘촘하게 묘사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이별을 맞이하는 대화 속에서 보여준 눈빛과 호흡은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인물 간의 감정을 오롯이 전달해 시청자를 빠져들게 했다.
이렇듯 황세온는 짧은 등장에도 불구,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짧지만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매 작품 새롭게 만나는 배역마다 빈틈없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황세온인 만큼, 앞으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준수 기자 (junso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