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제주맥주·세미파이브 발굴 VC 심사역의 내년 투자 키워드는?

컬리, 제주맥주, 에이직랜드 등 산업을 막론하고 유망기업을 발굴한 벤처캐피털(VC) 심사역의 내년 투자 키워드는 인공지능(AI)과 의식주였다.

조현진 UTC인베스트먼트 이사는 최근 전자신문 인터뷰에서 내년 투자계획을 제시했다. 경색된 벤처시장 분위기는 여전하지만, 수요가 지속되는 분야를 지켜보며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현진 UTC인베스트먼트 이사
조현진 UTC인베스트먼트 이사

조 이사는 340억원 규모 '스마트대한민국유티씨비대면투자조합'과 245억원 규모 '유티씨스테이지컨텐츠펀드'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고 있다. 핵심운용인력으로 참여하는 펀드까지 포함하면 총 11개 조합 투자에 참여했다.

2011년부터 VC업계에 종사한 조 이사는 반도체, 유통, 식음료(F&B)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투자와 회수를 이어왔다. 주요 포트폴리오사인 제주맥주는 1호 수제맥주 상장사가 됐고, 국내 유일 TSMC 디자인하우스(설계된 칩을 파운드리 공정에 최적화하는 역할) 파트너 에이직랜드도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 세미파이브, '고기 굽는 로봇' 비욘드허니컴 등은 각 분야 유망기업으로 꼽힌다.

조 이사는 비즈니스모델(BM) 차별화와 사람을 중점적으로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혁신은 기본이고, 창업자와 구성원이 어떻게 협업하고, 어떤 태도를 지녔는지 보면 성장 가능성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회사 차원에서 MAP(Market Accelerating Program)을 운영하며 스타트업에게 다소 부족한 인사, 재무, 홍보 분야를 지원한다. 포트폴리오사 간 만남을 주선하며 협업도 유도했다.

조 이사가 그린 내년 중점 투자 분야는 AI인프라와 대체식품이다. AI 서비스는 최근 충분히 확산된 만큼, 전력 효율화같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인프라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우리 생활 필수 요소인 의식주에 대한 관심은 계속된다는 판단에서 대체식품도 주목했다.

내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뉴딜산업을 각각 주목적 대상으로 둔 펀드를 재원으로 활용하는 이유도 크다. 두 펀드에서 총 400억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정책목적펀드 선정 참여도 준비하고 있다. 딥테크, 컨슈머테크, 농식품 분야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최근 벤처투자시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수요가 지속 창출되는 분야에 집중하며 미래를 대비한다.

조 이사는 “컬리는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로 비대면 경제가 급성장하며 주목을 받았다”면서 “AI인프라와 대체식품을 비롯해 실제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기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UTC인베스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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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윤섭 기자 sy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