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년 만에 1톤 트럭 '포터' 완전 변경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차세대 포터는 2027년부터 전주공장에서 생산한다.
현대차는 포터 5세대 완전변경 모델의 2027년 출시를 확정하고 개발을 시작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포터를 전주공장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상용차 거점인 전주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0만대로, 그동안 포터를 제외한 트럭·버스를 생산했다.
현대차 소형 화물차 가운데 수요가 가장 많은 차세대 포터가 이관되면 전주공장의 생산량 확대가 기대된다. 일감을 넘겨주는 울산공장은 전기 승용차 생산 라인을 확대, 다양한 수요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현대차가 차세대 포터 개발에 착수한 것은 2004년 포터Ⅱ(2) 출시 이후 20년 만이다.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이 많이 구매해 '서민의 발'로 불리는 1톤 트럭은 내구성과 더불어 가격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완성차 입장에선 신차를 투입할 경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 최대한 후속 모델 개발을 미뤄왔다.
애초 현대차는 올해 출시한 전기 전용 목적기반차량(PBV) 'ST1'의 트럭 버전으로 포터 수요를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수요가 저조하자 신형 포터를 개발해 투입하기로 했다.
차세대 포터 파워트레인은 기존처럼 디젤을 제외한 전기(EV), 액화석유가스(LPG)로 구성할 전망이다. 아직 충전이 불편하고 상대적으로 가격도 비싼 전기차 이외에 내연기관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안전성도 대폭 개선한다. 포터는 1977년 1세대 출시 이후 줄곧 승객석 아래 엔진룸이 있는 '캡오버' 방식 차체 형태를 유지, 충돌 안전성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포터Ⅲ는 충돌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보닛을 앞바퀴 승객석 앞쪽으로 나오도록 설계한 '세미보닛' 형태로 개발한다.
앞서 정부는 2022년 소형 화물차 안전 기준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올해부터 시행하도록 입법 예고했다. 충돌 시험 기준을 국제 기준에 맞춰 강화하고, 비상자동제동장치(AEBS) 등의 장착을 의무화하는 내용이다. 다만, 포터와 같은 기존 판매 차량은 개발 기간 등을 고려해 2027년으로 적용을 유예했다.
한편, 포터의 형제 모델로 불리는 봉고Ⅲ를 생산 중인 기아는 아직 후속 모델 개발을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차에 대한 세부 사항이나 공장 이관 등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